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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커니, 철딱서니, 어처구니, 왜그러니'

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봉준호의 살 맛 나는 부동산 봉준호 닥스클럽 |입력 : 2005.05.31 09:32|조회 : 28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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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강의에 나가면 나의 도입 부분(Intro)은 항상 똑같다.

“지금부터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께 부동산 투자의 중요한 포인트를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는 부동산 투자의 기본이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것입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이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신다면 오늘 강의는 더 듣지 않으셔도 됩니다.

첫째, 부동산으로 돈 벌기는 본인 70%, 컨설턴트 30%라는 것입니다. 공부에도 독학이 어렵듯이 부동산도 배우면 빨리 갈 수 있습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어 줄 컨설턴트는 ‘이론가’ 보다는 ‘행동가’가 좋겠습니다. 주위에 부동산으로 돈 번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좋은 컨설턴트입니다. 더불어, 아무리 좋은 컨설턴트를 만나도 본인이 움직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본인이 70%를 노력해야 합니다. 부동산은 돈만 맡기면 컨설턴트가 알아서 해주는 그런 종목이 아닙니다. 본인이 주도적이 되어야 하고, 온갖 어려움과 궂은 일을 하나씩 하나씩 풀고 개선해 나아가는, 장기적이고 지구력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둘째는 ‘결정력’입니다. 조사가 충분히 되었고, 확신이 섰으면, 행동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행동하지 않는 사람에게 부동산으로 돈 벌기는 ‘그림의 떡’입니다. 우물쭈물하는 동안에 부동산은 금방 2배가 됩니다. 나는 ‘저질러라’라고 자신 있게 권유합니다. 부동산이 가는 때와 방향을 조사하고 부동산의 가치에 대한 예측이 서면 과감히 투자하여야 돈이 됩니다.

나는 못 배운 사람들이 정상에 서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그들의 성공 요인 중에는 항상 ‘과감한 결정력’이 있었습니다. ‘현대’, ‘거평’, ‘나산’, ‘신안’ 그룹 등 부동산이 모태가 된 대기업 총수들은 모두 초등학교밖에 못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서울 입성은 소를 훔쳐서 고향을 떠나오거나, 무임승차 등의 원시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과감한 행동과 돈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수조원을 손에 쥐는 그룹회장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지성’보다는 ‘야성’이 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일단 저지르고 보는 강한 Push Power가 정통으로 들어 맞았을 때 돈을 벌고, 또 다른 세계를 접할 수 있습니다.”

◆ 우리들의 이야기 “장미클럽”

이제 곧 5월에서 6월로 넘어간다. 고급 주택가의 담장에는 빨간 장미가 곱게 피었다. 파란 하늘, 거리를 오가는 젊은 사람들… 그들에게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의 어린 시절 우리집 벽돌 담장 울타리에도 이때쯤이면 빨간 장미꽃이 만발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신 할아버지가 담장 장미꽃을 전지 가위로 꺾어서 만들어주신 장미 꽃다발을 가지고 나와 내 동생들은 등교 길을 향하곤 했다. 우리 초등학교까지는 약 2㎞ 정도… 나는 꽃병 3개를 들었고, 내 바로 밑에 동생은 3명의 책가방을 들었으며, 막내 동생은 장미 꽃다발 3개를 들고, 한 줄로 서서 학교로 향했다. 구불구불 골목길을 돌고, 천을 건너서 학교 가는 길… 나와 동생들 반의 교탁 위에 각각 꽃병과 장미 꽃다발을 꽂아 놓는 일은 이때쯤 되면 우리에게는 아주 ‘큰 일’이었다.

지금의 초등학생들은 너무 편하다. 아파트 단지 내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다 들어있는 세상을 살기 때문이다. 그런 편리성과 준비된 교육 인프라가 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을 올리는 것 같다.

중학교 때에는 시내버스 정거장까지 2㎞쯤을 걷고, 거기에서 다시 입석 버스를 타고, 열 네 정거장을 가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영자의 전성 시대”에 나오는 콩나물 시루 같은 낡은 버스였다. 여자 차장은 배치기로 학생들을 몰아 넣고, 버스에서 내리다 보면 끈이 끊어져 도시락이 없어졌거나, 명찰이 떨어지거나, 모자가 실종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교문에서는 두발 검사와 복장 검사, 주기적으로 당하는 “바리깡 고속도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운동장에서 축구 한 판 하거나, 학교 뒤 철뚝 길에서 한바탕 붙고 나서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 저녁을 먹자마자 잠에 곯아 떨어지기 일쑤였다.

요즘 서울 학생들은 학교 교문을 나서면 바로 자기 집이 있고, 수업이 끝나면 “족집게 학원”으로 이동한다. 학군과 공부 환경이 집값을 좌우하는 원인에는 학생의 이동 거리를 최대한 줄여 주려는 학부모들의 “時테크” 개념이 포함된다.

매주 수요일은 “장미클럽” 강의가 있는 날이다. 장미클럽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강의 Class이다. 주부이자 학부모이고 연구원인 그들은 “집이 돈이 된다”는 원리를 배우고 투자를 연구한다. 그들의 목표는 중산층 이상이 되어, 자녀들을 좋은 학교나 외국에 유학 보내고 고급 차를 타는 것이다. 아줌마들이 모이면 수업은 활기 차진다.

첫째 시간은 일단 자신들의 소개와 남편들의 소개로 시작된다. 남편은 회계사, 기자, 외국인 회사, 대기업 간부 등 아주 다양하다.

둘째 시간… 본인들의 이사 이야기, 부동산 투자 이력으로 이야기가 옮겨가면, 조금 더 리얼해진다. 재테크가 장난이 아니라고 서서히 느끼는 시간이 된다.

셋째 시간… 내가 오늘 모인 이들 중에 어느 정도에 속하는 가를 실감하는 시간이다. 내 자신이 남보다 열등하다고 생각되면 남편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 인간…”, “속상해.”, “내가 못 살아.” 등의 현실적인 용어들이 튀어나온다.

넷째 시간…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 수업에서 배우지 못한 내용들이 연장되는 코스이다. 근처 식당에서 밥도 먹고, 술도 먹는다. 아줌마들의 대화 속에 우리들의 남편은 아주 잘 났거나 아주 못났다. 중간의 평범한 남편들은 따지고 들어가보면 아주 드물다. 부동산 투자로 보는 못난 남편들은 “우두커니”, “철딱서니”, “어처구니”, “왜그러니”이다.

◆ 우두커니

한마디로 한숨부터 나오는 인간형이다. 일단 ‘부동산 재테크’가 돈이 된다는 것을 모른다. 항상 회사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온다. 윗사람이 종로에 다녀오라고 지시하면 딱 ‘종로’만 다녀온다. 2개 이상의 일을 한꺼번에 주면 꼭 한 개를 빼먹거나 못한다. 일요일은 잠을 자거나, 소득이 없는 모임에 참석한다. 스스로 움직여서 뭔가를 찾아 내거나 만들어 내는 일은 아주 드물다. 평생 전세를 살거나 오르지 않는 지역에 멍텅 아파트를 사고 그 곳에서 오랫동안 산다. 우두커니는 대개 착하다. 우두커니 염색체와 착한 염색체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 철딱서니

집안 가장이지만, 철이 안 들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집에는 늦게 들어온다. 남편 이름으로 청약 통장을 들어 놓으면, 1순위가 되기 전에 그 돈을 찾아서 엉뚱한 일에 써 버린다. 부모님댁이나 처가댁에 찾아가 보채거나 행패를 부려서 돈을 뜯어 내기도 한다. 본인의 Capacity는 생각 못하고 과도한 융자를 얻어서 집을 덜컥 사기도 한다. IMF때는 집값이 반 토막 나고 은행 이자가 2배로 올라서 신용 불량자가 되기도 했다. 2000년, 벤처 붐이 불 때는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 두고 벤처 회사로 옮겼다가, 회사가 부도나서 한동안 실직 상태로 있기도 했다.

◆ 어처구니

가끔씩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해댄다. 2000년도에 코스닥에 투자한다고 집을 팔아서 주식을 샀다. 그 후로 판 집 값은 3배가 뛰었고, 산 주식은 1/3 토막 났다. 한마디로 거지가 되었다. 처자식만 힘들고 불쌍하게 되었다. 이래저래 애써 돈이 모아지면, 엉뚱한데 투자를 해서 손해를 본다. 뜬금 없이 부산 아파트를 사거나, 대구 아파트, 천안 아파트를 산다. 아무런 연고도 없어서, 입주가 다가오면 큰 낭패이다. 사업성 없는 상가나 오피스텔을 덜컥 사서 임대는 안 나가고, 관리비와 재산세에 집안 꼴이 말이 아니다.

◆ 왜그러니

대화가 안 통하는 남편이다. 한마디로 삶의 컨셉이 안 맞는 부부다. 늘 생각이 반대다. A라는 아파트를 사기로 겨우 겨우 의견을 맞춰도, 향과 평형, 저층과 고층을 사야 된다는 데에서 의견이 갈린다. 노후 아파트를 사서 인테리어를 하면, 아파트 인테리어 업자 앞에서 면박을 주거나 싸우기 일색이다. 부동산 투자를 해도 사기로 했다가 안 사고, 어떨 때는 계약금 뜯기고, 늘상 연구는 하지만, 마무리가 안되고, 통제가 안 되는 인간형… 왜 그러는지 이유를 통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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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렀다. 경로당에 노인들이 모여 앉았다. 다들 살아온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본인이 젊어서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어처구니 없는 짓을 했는지, 얼마나 시장의 흐름을 못 읽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지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결론은 노년에는 성공해서 처자식들과 잘 살고 있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고 있었다.

이제 다음 다음이면 자신이 이야기 할 차례이다. 슬그머니... 한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 다녀 오는 듯이 자리를 뜨더니, 지팡이를 집어 들고, 노인정 울타리에 가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정오의 태양이 노인의 그림자를 짧게 땅바닥에 그려 놓았다. 노인이 혼자 중얼거렸다.

“나는 할 말이 별로 없다네…”

우두커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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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딱서니, 어처구니, 왜그러니는 쉽게 고칠 수 있다. 인생 초반에 살아온 환경의 영향일 수 있고, 인생을 배워가는 과정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일 수도 있어서, 충분한 정보와 교육이 뒷받침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이 가능하다.

우두커니는 고치기 힘들다. DNA 및 신경 전달 물질 등의 근본적인 문제가 얽혀있어 그 치료가 상당히 고난도 project 이기 때문이다. 올 초에 전용 면적 25.7평 이하 청약 통장을 소유한 우두커니, 철딱서니, 어처구니, 왜그러니에게 모두 대형 평형을 살 수 있는 금액으로 증액하라고 알려줬다. 대형 평형으로 증액하면 1년 후에 옮긴 평형으로 청약할 수 있고, 1년 미만의 기간에는 종전 평형으로 청약할 수 있다. 올 11월 판교 일반 분양이 끝나면 내년에 판교 중심 상업 지역에 중·대형 평형의 주상 복합 아파트나 타워형 고층 아파트가 세워지는데 그 아파트가 돈이 되는 ‘블루칩’ 아파트가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철딱서니, 어처구니, 왜그러니는 즉시 은행으로 달려가 증액을 해서, 11월 판교 일반 분양과 내년 상반기 동판교 중심 상업지구 주상 복합형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게 됐지만, 우두커니만 아직 증액을 못했다. 집안 일과 회사 일이 바쁘고, 돈도 부족하고, 꼭 해야 할 모티베이션이 약하기 때문이다. 우두커니에게는 무섭고, 실력 있는 전속 컨설턴트가 필요하다.

부동산 투자의 기본은 본인 70%, 컨설턴트 30%, 그리고 결정력이다.

봉준호/ 닥스클럽 대표이사. 부동산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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