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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보조금 금지로 상처받은 老心

예외없는 원칙에 갇혀 버린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5.09.1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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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경기도 광주에서, 한 여중생이 전기가 끊긴 집에서 촛불을 켜놓은 채 잠들었다가 화재로 목숨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90만가구가 전기요금을 연체하고 있고, 이 가운데 5000가구는 이미 전기공급이 중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전에 대한 비난여론이 빗발쳤다. 전기요금을 3개월만 연체하면 ‘칼’같이 전기를 끊어버렸던 한전은 국민들의 매서운 질타가 연일 이어지자 ‘전기료를 못내도 전기를 안끊겠다’면서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전기요금이 밀려도 전기를 끊지 않으면 이를 악용하려는 사례도 있을 것이다. 전기요금을 꼬박꼬박 낸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한전은 이런 경우 등등을 염려해 전기요금을 3개월 연체하면 공급을 중단한다는 ‘원칙’을 세웠을 것이고, 그 원칙대로 요금을 연체한 가구에 대해서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전기선을 끊어버렸을 뿐이다. 결국, 예외라곤 손꼽만큼도 성립되지 않도록 만들어놓은 그 ‘원칙’이 문제였다. 전기요금 연체가구에 전기를 끊으러다니는 한전 직원들은 눈앞에 펼쳐진 극빈가구들을 보고도 회사 ‘원칙’대로 전기선을 싹뚝 잘라버릴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유연성없이 ‘원칙’만 강조하다보니 생겨나는 문제가 비단 이 사건뿐 아닐 것이다. 전기만큼 민감하게 국민의 기초생활권에 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얼마전 휴대폰을 구매할 때 구입자금의 일부를 이통사들이 지원해주는 ‘단말기 보조금’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다.

경기도는 혼자사는 노인들이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때 신속하게 응급구조 요청을 할 수 있도록 ‘모바일 독거노인 관제서비스’를 구축중이다. 이 서비스는 독거노인들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긴급통화가 가능한 휴대폰을 통해 곧바로 119구조대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얼개가 짜여져있다. 특히 노인들이 갑자기 쓰러져도 목에 걸고 다니는 휴대폰 버튼 하나만 누르면 곧바로 응급구조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 서비스에 필요한 관제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이통업체의 협조를 얻어 노인들에게 지급할 휴대폰 기본요금도 복지할인요금제를 적용받아 한달에 7800원까지 낮추고, 건당 80원씩 하는 위치정보 이용요금도 면제받았다. 그러나 휴대폰이 문제였다. 요금은 이통사들의 협조로 할인받거나 면제가 가능했지만 휴대폰은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 때문에 이통사 협조 자체가 불가능했다.

경기도는 이통업체 협조아래 가장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10만원짜리 휴대폰을 독거노인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고 싶어했지만 관련기관으로부터 이 역시 보조금 금지법을 어기는 것이므로 현행법 위반이라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현재 65세이상 무의탁 독거노인들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라 이동통신 신규가입비가 면제다. 그러나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에는 이런 예외조항이 전혀 없다. 65세이상 독거노인들은 가입비는 면제해줘도 휴대폰 값은 지원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 아시다시피, 이동통신 가입비는 5만원밖에 안되지만 휴대폰 가격은 평균 40만~50만원선이다. 10만원짜리 휴대폰 찾기가 더 힘들다. 법끼리도 부조화다. 결국, 경기도의 ‘모바일 독거노인 관제서비스’는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에 가로막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이 금지된 배경은 독거노인들에게 휴대폰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시장이 혼탁되는 것을 막고 소비자들의 단말기 과소비를 바로 잡자는 취지에서였다. 독거노인에게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하는게 과당경쟁, 과소비를 부추기는 것인지 아리송하지만 ‘악법도 법’이란다. 그렇다면 악법인줄 알면서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또 뭔가. 업체들 이해관계에 따라 찬성과 반대로 나눠진 ‘단말기 보조금 금지법’이 또다시 자기논리에 갇힌 ‘원칙’으로 부활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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