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39.17 827.84 1115.30
보합 15.72 보합 6.71 ▼5.1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호객행위가 장사에 도움이 될까

[사람&경영]호객행위와 경제성

한근태의 사람&경영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입력 : 2007.01.31 13:06|조회 : 12370
폰트크기
기사공유
방배동 카페 골목에는 아구찜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 20여 개가 줄을 서 있다. 하지만 그 근처를 지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식당마다 아주머니들이 나와 사람들을 부르기 때문이다. “잘 해 드릴께요, 이리 오세요…” 소문을 듣고 음식을 먹으러 왔던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들어오라고 난리를 치니까 오히려 도망을 치고 싶었다.

그러다 사람이 가장 많아 보이는 집으로 들어가 음식을 먹었는데 맛은 괜찮았다. 참 이상한 일이다. 음식 맛도 좋은데 왜 호객행위를 하는 걸까. 그래서 집 주인에게 물어보았더니 이런 답변을 한다.

“말도 마십시오. 다른 집들이 다 호객행위를 하는데 어떻게 우리 집만 안 합니까? 그러면 손님 다 빼앗깁니다. 어제도 우리 집에 오려던 손님을 옆집에서 빼앗아 갔거든요…” 이런 일은 시내 곳곳에서 일어난다.

한때 젊은이들 사이에서 제 2의 압구정으로 불리던 신천도 그렇다. 그곳은 교통이 좋고, 음식값도 싸서 저녁 약속을 하기에 괜찮은 곳이다. 하지만 더 이상 가지 않기로 했다. 극성스런 호객꾼 때문이다.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호객꾼들이 전단지를 갖고 자기 식당에 와 달라고 매달리는 통에 걷기조차 힘들다.

백화점 남성복 코너도 사정은 비슷하다. 여성복은 우아하게 구경을 하면서 관심이 생기면 들어가면 된다. 하지만 남자 양복쪽은 걸어 다닐 수가 없다. 이쪽 저쪽에서 “여기 한 번 들어와 보세요. 세일을 크게 합니다. 손님에게 적당한 옷이 있습니다…” 라고 불러대는 통에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없다. 아니 아예 구경조차 하기 싫다.

호객행위는 장사에 어떤 도움을 줄까? 호객행위를 하는 만큼의 효과는 거둘 수 있을까? 부정적이다. 물론 움직이면서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호객행위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동네에 가끔 오는 두부장사가 그렇다. 그는 종을 침으로서 자신의 출현을 알리고 아내는 뛰어나가 두부를 사온다. 그 집 두부가 맛있기 때문이다.

세탁소 아저씨도 “세탁, 세탁”하며 소리를 지른다. 그러면 아내는 옷을 들고 나가 맡긴다. 자신이 세탁소까지 가는 수고를 그 분이 덜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의 경우와 같은 호객행위는 자신의 무덤을 파는 것과 같다. 가려던 사람까지도 발길을 끊게 하고, 자신의 가치를 더욱 떨어뜨린다.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그런 행위가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계속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런 분들은 다음 질문을 던져 보면 어떨까? 호객행위를 한다고 오지 않을 사람이 오고, 올 사람이 오지 않을까?

호객행위를 당하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자신의 물건이 너무 끝내주는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으니까 안타까운 마음에 나왔다고 생각할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장사가 안 되면 길 바닥에 나와 저 짓을 할까, 얼마나 상품이 별 볼일 없으면 저렇게까지 할까…

그런 사람들은 사실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렇게 광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가게는 거의 망할 지경입니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발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발 들어와 바가지 한 번 써 주세요…” 호객 행위로 한 번은 손님을 끌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번 그 집을 가는 일은 절대 없다. 호객행위는 자신은 물론 손님들의 자부심도 빼앗는 행위이다. 내가 선택해 내 발로 걸어온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하도 불러 할 수 없이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본죽으로 새롭게 죽 시장을 연 김철호 사장은 그런 방면에 일가견을 이룬 사람이다.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음식 장사는 우선 맛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맛이 있으면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그 사실을 알고 옵니다. 음식 장사가 안 된다고 밖을 내다보면 안 됩니다. 행인들과 눈을 마주쳐서도 안 됩니다. 그 식당에 들어오려던 사람도 눈을 마주치게 되면 발길을 돌리거든요. 차라리 그 시간에 청소를 하든지 맛있는 음식 개발을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호객행위 대신 상품과 서비스로 승부를 거는 풍토 변화를 기대해 본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1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그럴듯  | 2007.02.05 22:35

맞는 말이다. 하지만 오죽하면 그럴까?

소셜댓글 전체보기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