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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대 환율, 수급과 심리로 1500원 넘을 것

홍찬선칼럼 홍찬선 MTN 경제증권부장(부국장) |입력 : 2008.11.19 08:35|조회 : 1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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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이후 잠시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이 다시 가파르게 오르며 어느새 1440원대로 올랐습니다. 환율이 이처럼 급격하게 오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에 대해, 홍찬선 MTN 경제증권부 부국장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원달러 환율이 20여일 만에 1400원대로 복귀했습니다. 이러다가 다시 1,500원선까지 올라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어제 원/달러 환율 어떻게 마감이 되었습니까?





답변=어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39원 오른 1448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는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되기 전인 10월28일의 146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NDF 시장에서 1개월만기 원달러환율도 전날보다 13원 오른 1435원에 마감됐습니다. NDF시장에서 환율이 오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도 상승하고, 이는 다시 NDF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1997년말 외환위기 때처럼 되풀이되는 양상입니다.

다만 1주일 만기 환율이 1443원인 반면 1년짜리는 1421.5원으로, 만기가 길어짐에 따라 낮은 수준이어서 현재 환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질문 2=1448 원이면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이전으로 돌아간 분위기인데요.
이렇게 환율이 급등하는 이유, 어디에 있습니까?

답변=수급과 심리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수급과 관련해선 3가지 이유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외국인들이 주식과 채권을 팔고 나가는 과정에서 달러화 수요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외국인은 한미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직후 주식매도를 줄이고 일시적으로 순매수했으나, 지난주 후반부터 매물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이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중 나머지 3500억달러의 지원 대상을 부실 금융기관에서 소비자금융으로 바꾸면서, 미국 금융기관들의 달러 확보가 시급해졌기 때문입니다.

둘째 경상수지 흑자가 생각보다 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들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출여건이 밝지 않습니다. 게다가 수입업체들의 연말 결제수요도 겹쳐 달러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셋째 그저께부터 발효된 미국 무비자 관광 허용입니다. 아직 초기라서 뚜렷한 움직임은 없지만 그동안 미국비자를 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미국 관광을 준비하면서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같은 3가지 수급요인 외에 외환시장의 불안심리 역시 환율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부도위험을 보여주는 외평채 CDS 프리미엄이 올라가고 달러화 차입여건을 나타내는 CRS금리가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한국 상황을 불안하게 보는 심리 탓입니다.


질문 3.=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달러화 가뭄에 시달리는 시중은행에 외화유동성이 풍부해질것이라는 전망이었습니다만 결국 환율이 다시 급등한 것을 보면 여전히 달러 부족이 심각한 것 같습니다. 강만수 장관의 최대의 실적이라고 하는 스와프 협정 채결효과 불과 한달도 못간 원인은?

답변=네, 스와프협정 효과가 한달도 못 갔다고 하기보다는 스와프협정 덕분에 환율이 그나마 이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스와프협정은 마이너스 대출처럼 인출한도를 300억 달러로 정해놓고, 내년 4월30일까지 필요할 때 원화를 예탁하고 달러를 빌려 쓰는 것으로, 일종의 보험과 같은 것인데요, 현재 달러 수급 상황을 볼 때 섣불리 스와프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환율은 오르는 것입니다.

또 미국이 정권 이양기라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정책 방향이 달라지게 됐습니다. 이에따라 부시 행정부가 구제금융 중 나머지 집행을 차기 정부에 넘긴다고 하면서/ 일종의 정책 공백이 생겼는데요, 이런 영향이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효과가 발휘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4=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서 각종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환차손과 키코 손실로 어려움이 많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요?

답변=환율 상승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입업체와 수출업체, 그리고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영업이익이 연간 3100억원 늘어나는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주로 꼽혀왔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어제 3.4% 하락하며 43만500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환율로 인한 영업이익 증대보다는 수요악화에 따른 매출감소가 더 클 것이라는 불안 때문입니다.

태산엘시디를 비롯한 23개 상장회사의 키코 손실액은 3분기에만 1조3146억원이나 되고, 환율이 더 오른 4분기에는 훨씬 증가할 것이 확실합니다. 환손실로 인해 신용등급이 낮아져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환율이 계속 이렇게 오를 경우, 중소기업들의 연쇄도산이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질문 5=정부는 그동안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내 놓았습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있었고 일본과 중국과도 통화스와프 규모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 정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답변=네, 정부 대책들이 달러 수급문제와 시장불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은행의 해외 차입에 대해 1000억달러까지 지급을 보증하고, 미국과 300억달러 한도에서 통화 스와프 협정도 맺었으며, 일본과 중국과도 각각 130억달러와 4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은 달러에 대한 가수요를 줄여주는 효과는 있어도 달러에 대한 실수요를 충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시장에 달러를 실제로 공급한 것은 경쟁입찰 방식과 스와프 시장 참여를 통해 450억 달러 규모의 외화유동성을 지원한 것과 지난 13일 발표한 160억 달러의 무역금융을 은행에 직접 공급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거의 매일 만기가 돌아오는 3개월짜리 단기 외채를 상환하고,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떠나기 위해 필요한 달러를 충족시키기에 부족한 실정입니다.

질문 6=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대책은 없을까요?

답변=현재 상황에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고민입니다. 다만 정부가 할 일 중 하나는 일단 일본 및 중국과 확대하기로 한 통화스와프협정을 보다 구체화하고 더 늘리는 것입니다. 일본과 130억달러, 중국과 40억달러 등 모두 17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기로 했는데 이중 달러로 바꿀 수 있는 것은 100억달러입니다. 엔화나 위앤화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달러로 바꿀 수 있는 계약을 하고, 규모도 더 늘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는 환율을 인위적으로 올려 이익을 얻으려는 투기세력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환율 상승에 대한 경고를 내보내야 합니다.

그렇다고 소중한 외환보유고를 섣불리 써서도 안됩니다. 위기가 어느 수준까지, 그리고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금 외환보유고를 쓰는 것은, 정작 달러가 필요할 때 쓰지 못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10년 전에 생생하게 겪었기 때문입니다.

환율 상승으로 기업과 은행, 그리고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것은 단기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환율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한은이 은행채 매입을 확대해 은행의 원화 유동성 경색을 해소시켜주는 것은 적극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또 필요할 경우엔 은행에 선제적으로 공적자금도 투입해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흑자 도산하는 기업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질문 7=환율이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이어갈지 아니며 다시 안정세를 찾을지 궁금한데요. 장단기 환율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답변=어려운 질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 실력을 감안할 때 적정환율은 1200~1300원 정도일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환율은 주가처럼 펀더멘털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급과 심리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섣불리 예단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환율이 얼마나 오를지, 적정 환율이 얼마인지를 따지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환율이 일시적으로 1500원을 넘어 1600 이상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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