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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투자는 두려움을 사는 것

CEO 칼럼 최경수 현대증권 대표이사 |입력 : 2008.12.09 10:08|조회 : 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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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투자는 두려움을 사는 것

미국 발 금융위기로 국내 금융시장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민간 금융회사의 경영을 맡게 되었다.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로 2차 대전 이래 세계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하던 미국경제가 휘청거리다 못해 아예 빈사상태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모델로 삼았던 미국의 IB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합병되고, 혁신적인 대량생산 체제 구축으로 제2의 산업혁명을 일으켰던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은 구제금융을 애타게 구걸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일부 금융사들도 부실대출로 어려움에 처해 있고, 많은 투자자들은 반토막 난 펀드로 실의에 빠져 있다.

다행히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외환위기의 경험을 잊지 않고 리스크관리에 충실하여 비교적 부실이 적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위기도 이겨낼 수 있는 체질을 갖추고 있다. 실물경제 부문에서도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되고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10년 전의 외환위기와 같은 국가부도 사태로 이어지지는 않으리라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 과잉에 의해 부동산이 급등하고 모두가 비이성적 과열에 휩싸였을 때 시장상황에 부화뇌동하여 무분별하게 투자를 한 일부 부문은 그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 주체들은 불확실성이 사라져야 비로서 안심하고 투자를 하게 되고 금융이라는 경제혈맥이 돌게 된다. 이처럼 곪은 부분을 제거하는 아픈 과정을 거쳐야 우리 기업들이 강건한 체질로 다시 세계경쟁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사실 IT 버블 붕괴 이후 지난 5년간 긴 호황을 누림에 따라 우리가 너무 해이해진 면도 있다고 본다. 환율도 일시적인 달러 과잉으로 우리의 형편에 맞지 않게 원화가 고평가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상황이 지속되리라 믿었던 정부는 과잉 외화유동성관리라는 명목으로 해외 펀드나 부동산 투자를 권장했고, 민간에서는 분에 넘치는 해외여행과 조기유학으로 달러를 소비했다. 중국과 동남아의 관광지와 골프장에 우리 여행객들이 넘쳐날 때 우리는 과유불급의 교훈을 생각했어야 한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가 눈앞의 현실을 직시하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차분하게 자기 직분에 충실해야겠다.

우리가 현재 처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는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소비 급락과 투자 위축으로 내년 실물경기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출의 급락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일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정부정책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과감하게 집행되느냐에 따라 경기침체의 폭이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비관에 빠져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안 쓰는 것만이 미덕은 아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정부는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실한 금융기관과 기업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정책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은 미래 성장여력 확보를 위해 과감히 투자하고, 상생의 경영이념으로 중소기업들을 돕는데 앞장서야 한다. 또한 여유가 있는 개인들은 건전한 소비에 나서주어야 한다.

과거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오를 때 모두가 사자를 외치고, 내리면 비관적 전망이 난무하여 급등락을 반복하는 시장이었다. 펀드 열풍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 비중이 급격히 늘었지만 투자행태는 과거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차분한 기본적 분석보다는 유행을 쫓아 부화뇌동하는 쏠림 투자를 하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다 보니 대중에 역행하는 투자를 과감히 주장하는 목소리가 작았던 것이 사실이다.

주식시장에서 투자란 두려움을 사는 것이다. 모두가 열광할 때 이미 시세는 스러져 가고, 어두운 절망 속에서 시세는 다시 피어나는 법이다. 모두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때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 나서는 자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위기는 항상 큰 기회가 되었다. 이번에도 기업과 국민 모두가 뼈를 깎는 고통을 거치면 우리는 더욱 강한 체질로 환골탈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주식시장으로 돌아오는 경제적 과실은 지금 두려움을 과감하게 샀던 사람들에게 돌아갈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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