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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칼럼]말의 성찬과 숫자의 함정

국민 기대 부풀리는 화려한 숫자제시보다 실질적 도움이 절실

홍찬선칼럼 홍찬선 MTN 경제증권부장(부국장) |입력 : 2009.01.06 09:46|조회 : 6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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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칼럼]말의 성찬과 숫자의 함정
소띠 해, 기축(己丑)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엔 하고자 하는 일 모두 이루고 건강하게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이 풍성하게 오간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새해의 첫 시작이다.

하지만 환한 얼굴로 덕담을 나누고 난 뒤에 남는 여운은 매우 다르다. 말로는 좋은 일 많이 생기라고 기원해 주지만, 실제로 웃는 날이 많을지에 대한 불안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탓이다.
요즘 뉴스를 보면 이런 두려움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성장률은 떨어지고 수출은 감소하며 실업자는 증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연초 랠리를 보이고 있는 주가도 불투명하고, 부동산 값도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라서 좋을 것은 떨어지고, 하락해야 바람직한 것은 오르는 '엇박자 경제'로 살림살이의 주름은 깊어갈 조짐이다.

하지만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이 경제가 어렵다는 사실만일까? 우리 경제는 수출비중이 높아 글로벌 위기의 쓰나미를 비껴갈 수 없는 숙명을 안고 있다. 국민들도 그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10년마다 되풀이되는 위기’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맨다.

화려한 숫자로 제시되는 정책..국민의 기대심리만 부풀려

그런데 정부가 숫자로 화려하게 제시하는 헛발질 정책이 국민들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기획재정부는 새로운 일자리를 10만개 창출하고 성장률을 3%로 높이기 위해 감세(35조)와 재정지출(16조) 등 51조를 풀겠다고 한다. 금융위원회는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8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 정비 등에 올해만 14조원,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에 45조원을 투입한다고 했고 주택공사는 16조원을 들여 주택건설 등에 나서겠다고 했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수출이 4267억달러도 쉽지 않겠지만 45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정부 대책을 보면 위기는 곧 극복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서민과 중소기업은 날이 갈수록 더 어려워짐을 느낀다. 지원금액이 과장되고, 부풀려진 정책마저도 제때에 시행되지 못하니 국민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실망은 분노로 변한다. 그런 실망과 분노는 '미네르바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확산시키는 온상이 되고 있다.

속도전?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나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청와대가 내놓은 게 속도전이다. 국어사전에서 속도전을 찾아보면 ‘(북한어)모든 일에서 주어진 시간 내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일의 추진 방식’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북한 정권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사업을 최대한으로 빨리 밀고 나가면서 그 질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보장하기 위한 사회주의 건설의 기본 전투형식이며 혁명적인 사업 전개원칙’으로 제시한 것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 투철한 반공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속도전이란 말은 ‘새벽별보기’와 ‘천 삽 뜨고 허리 펴기’처럼 입에는 올려선 안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보수를 자처하는 MB정부에서 속도전을 주창하니 아이러니하다. 국회는 야당의 농성에 발목이 잡혀 있고, 행정부는 공무원의 복지부동에 휘둘리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해하더라도, 이미 실패한 것으로 판명 난 (주체사상을 뒷받침하는 것 중 하나인) 속도전까지 벌여야 하는 것을 보니 안쓰럽기까지 하다.

지나치게 기존의 틀에 얽매여 급변하는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헛똑똑이라고 한다. 속도전에 매달리는 MB정부, 70년대의 성공방정식을 100년에 한번 발생할 정도로 전대미문인 위기가 발생한 21세기에 적용하려고 하는 헛똑똑이가 아닐지 우려스럽다. 지금 배고프다고 이삭을 뽑는 것보다 이삭 알갱이가 많고 크게 영글도록 물과 거름 관리를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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