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추기경 성인추대 여론..얼마나 걸리나?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지난 16일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그를 성인으로 추대하자는 목소리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계속 커지면서 성인 추대 절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방에는 현재 '김스테파노 추기경님을 복지품에 올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필명 미카리모에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성인추대 운동을 온라인으로나마 전개하려고 한다"며 "한국 천주교회가 나서서 시복을 청원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에서는 덕행이 뛰어났던 사람이 사망한 후 그를 기리기 위해 복자(준성인)와 성인으로 추대하는 '시복시성(諡福諡聖)' 절차를 두고 있다. 복자와 성인은 해당 교구가 신청하면 교황청의 전례위원회의 심사를 거친다. 최종 결정은 교황이 내린다.

복자나 성인이 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적이라고 믿을 수 있는 증거'다. 특히 성인은 복자 가운데 특이한 기적이 다시 확인돼야 하고, 복자가 된 지 5년이 지나야 한다. 복자는 해당 교구나 지역 차원에서 추앙받지만 성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복자의 경우 지난 2005년 선종한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나 테레사 수녀처럼 사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복절차에 들어가는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보통 사후 10여년이 지나 고인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이뤄진 후 절차가 진행된다.

지난 1997년 선종한 테레사 수녀는 불과 2년 만인 1999년에 시복 절차가 시작됐고 2003년 복자 반열에 올랐다. 현재 시성 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전 교황 바오로 2세의 경우 지난해 교황청이 요건을 갖췄는지 더 확인해야 한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김대건 신부 등 103위가 복자에서 성인으로 인정됐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김수환 추기경 시복시성 추대 움직임은 현재로선 시기상조다"며 "일부 신자와 네티즌들의 뜻은 알겠지만 현재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김수환 추기경의 추모 기간을 사순절이 끝나는 오는 4월5일까지로 결정했다. 추모기간 동안 김수환 추기경의 마지막 유언인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