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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환란 가능성의 진실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부장 |입력 : 2009.03.03 09:20|조회 : 6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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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환란 가능성의 진실
IMF 구제금융 직전인 97년 10월,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태국 다음으로 환란의 희생양이 될 것임을 확신하는 결정적인 지표 하나를 찾는다. 바로 단기외채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이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를 다 갚을 정도의 외환보유액을 갖지 못한 나라 중 환란이 터지지 않은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발견되면서 외국계 채권자들이 한꺼번에 빚을 갚으라고 무섭게 달려들었다. 이른바 `외채런'이다. 당시 필자가 입수한 외국계 증권사 자료 중 하나에도 이같은 내용을 근거로 `지금, 한국을 탈출하라(Get out of Korea, Now)'라는 험악한 제목이 달려 있었다. 지금은 없어진 페레그린증권의 마크 맥팔란드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것이었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은 아시아지역의 환란 후 금과옥조로 부상했다. IMF,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물론 글로벌 애널리스트들이 각국의 환란 가능성을 판별하는 핵심 데이터로 삼았고 국가가 관리할 지표로까지 여겨져왔다.

비록 전체 국가 외채는 많지 않더라도 단기간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를 모조리 다 갚을 정도로 외화유동성을 갖지 못하면 심각한 위기를 겪는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것이다. 무엇이든 한꺼번에 인출을 요구했을 때 응할 수 있느냐에 대한 판단이 실제 인출행동에 나서느냐 아니냐를 결정한다는 것인데 은행의 예금인출 사태에서 보는 것과 같은 논리다.

이 논리에 따르면 경제는 건전한데 외환보유액이 불충분한 나라가 경제펀더멘털은 약해도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나라보다 더 요주의국가가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가 자존심 상하게도 동유럽 국가 일부보다 환란 가능성이 더 높은 나라로 의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간 정부가 단기외채 관리를 충분히 해오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외국계 증권사나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 파이낸셜타임스(FT)도 바로 이 지표를 갖고 잇따라 우리나라의 환란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사정이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대외빚을 충분히 커버할 정도가 못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밝힌 1년 내 만기 도래하는 단기외채는 1940억달러로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와 비슷하다.

 비율 자체로만 보면 지금 외국계 투자자나 채권자들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과격한 환란이 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중립 수준이다. 확실히 지난해 10월은 제2의 환란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1개월새 300원에 가까운 환율 급등폭으로 보나 외환보유액 감소폭으로 보나 환란증상이 뚜렷했다.

정부는 외국 언론의 문제 제기에 대해 이런저런 이유로 문제가 되는 단기외채 수치를 낮추거나 경상수지 등 외채 외적 수급요인을 들어 외환사정이 충분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바쁘다. 그러나 효험이 검증된 통계에 대해 변명성 토를 달며 위험한 수치는 아니라고 부정하는 대응은 너무 옹색하다.

이를테면 정부는 단기외채비율 계산에서 조선사 등 환헤지용 차입 390억달러를 빼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은행 단기외채로 잡힌 빚이고 외국은행이 당장 상환을 요구하면 갚아야 한다. 이런 식의 수치꿰맞추기는 대외적으로 치팅으로만 보일 뿐이다. 보유한 외환액이 분명 넉넉하지는 않다.

 지난해 10월과 달리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통화스와프라는 달러ㆍ엔 우산이다. 직접적인 외화수급이 빡빡해도 바로 한국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유지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안전벨트다.

 지금은 정부가 외교적 수완을 발휘해 한ㆍ미ㆍ일 통화스와프가 굳건하고 더 확대될 것임을 확실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한미통화스와프를 1000억달러 혹은 그 이상 늘린다면 베스트다. EU 선진국들과도 통화스와프를 성공시켜야 한다. 달러ㆍ엔ㆍ유로 3개 우산을 바탕으로 경제정책의 신뢰도까지 높인다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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