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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골프와 접대 금지령 풀어야

[홍찬선칼럼]신뢰승수를 높여야 위기 극복 빨라진다

홍찬선칼럼 홍찬선 MTN 경제증권부장(부국장) |입력 : 2009.04.06 21:23|조회 : 8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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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골프와 접대 금지령 풀어야
"이번 주 토요일 약속 없으면 함께 필드에 나가실 수 있을까요?”

최근 들어 이런 전화를 가끔 받는다. “함께 나가기로 했던 공무원이 골프 금지령으로 펑크가 났는데 도와 달라”는 다급한 목소리에 마지못해 승낙하게 된다.

‘올해는 책을 많이 보고 회사일도 열심히 하며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새해 다짐은 이렇게 한 두 번 씩 무너진다.

모처럼 만나는 사람들도 정부의 골프금지령과 함께 ‘저녁약속 금지령’을 걱정한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소비를 해야 경기가 사는데 정부가 나서 분위기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29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추경을 편성한 마당에 왜 추경 효과를 사그라지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이런 얘기를 하면 ‘공무원이 골프를 치고 접대를 받아야 경제가 사느냐?’는 반문이 나온다. “공무원의 골프 및 접대금지는 국가의 도덕성을 회복시켜 중장기적으로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옳은 말이다.

경제살리기 위해 29조 추경 푸는데 소비 억제?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옳지 않은 측면도 있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을 살펴보자.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29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것은, 정부지출이 불쏘시개가 되어 소비에서 소비로 이어짐으로써 경제가 살아나도록 한다는 ‘케인즈 처방’에 따른 것이다. 사람들이 돈이 생겼을 때 소비로 돌리는 부분을 한계소비성향(MPC)이라고 하는데, 정부지출은 1/(1-MPC)만큼 국내총생산(GDP)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계소비성향이 70%라면, 즉 10만원이 생겼을 때 7만원을 소비한다면, 승수가 3.3배가 되고, 29조원을 풀면 97조원 정도 GDP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정부지출의 승수효과라고 한다.

그런데 골프금지령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한계소비성향이 60%로 낮아지면 승수는 2.5배로 떨어진다. MPC가 더 하락해 0%라면, 즉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한 푼도 쓰지 않는다면, 승수는 1이 돼 정부지출의 경제살리기 효과는 거의 없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은 일본이 1998년에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저소득층에게 3만엔씩 상품권(지역진흥권)을 주었을 때, 상품권만큼 저축을 해 경기회복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史實)에서도 확인된다.

추경 승수효과 높이려면 골프-접대 금지 풀어야
2001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George A. Akerlof)는 『비이성적 폭등(Irrational Exuberance』의 저자인 로버트 실러(Robert J. Shiller)와 함께 쓴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라는 책에서 ‘신뢰승수(Confidence Multiplier)’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정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경제를 살리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려면 국민이 정부를 믿고 정부지출로 생긴 돈을 쓸 수 있도록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쉬운 말로 하면 분위기가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못한다고 한다. 군자는 다른 사람과 사귀지만 똑같지는 않다(和而不同)이라는 말도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공무원이 기업인을 만나 어려움을 듣고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돈을 써야 소통(Communication)이 제대로 되고 위기도 빨리 이겨낼 수 있다. ‘공무원 골프와 접대금지를 풀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격이다. 대부분이 속으로 끙끙 앓면서도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그 정책이 잘된 것이라고 여긴다면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도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역사는 수없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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