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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나라에서 리얼하게 산다는것

[마케팅톡톡] 인형을 넘어서는 리얼리티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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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나라에서 리얼하게 산다는것
인형은 예쁘고 귀여워서 눈에 쏙 들어오죠. 주인의 뜻대로 갖고 놀 수 있어 인형은 뜻대로 안 되는 세상에 정둘 곳 없는 사람들을 만족시킵니다. 그 인형 수요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유명한 사례가 바비 인형과 다마고찌고 조금 더 확장하면 영화 '플래쉬', '마네킹', '미녀삼총사'나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 효과 같은 것들도 비생명에 생명을 넣어서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일방적 바람을 담은 것들입니다.

이 시장은 최소한 실패하지 않습니다. 현실의 긴장을 100% 해제하고 나를 상처내지 않는 예쁜 재롱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니까요. '생각대로 T', '쇼를 하라'도 그런 코드에 맞춘 거겠죠. 이게 극으로 가면 사이코패스가 됩니다. 인형을 잔인하게 부숴버리는.

인형심리는 무생물에도 생명이 있다고 믿은 고대 신앙인 애니미즘의 현대판으로 보입니다. 컴퓨터기술 발달로 애니메이션이 폭발하는 것도 이 애니미즘의 부활 아닐까요.

나무가 말을 하고 바위가 거인이 되고 '월:E'의 로봇 간 예쁜 사랑, '벼랑위의 포뇨'처럼 물고기의 예쁜 소녀 변신. 보면 세상이 모두 뜻대로 될 것 같죠. 한때 우리를 열광시켰던 '스타트렉'의 과학 리얼리즘은 이제 부담스럽습니다.

인형의 또 하나 특징은 복제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3D, 사이보그 기술이 발달하니 복제품들이 원 세상과 흡사해지면서 장 보드리야르가 비판한 시뮬라크르(Simulacre:복제된 사회)가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이 시장들은 앞으로도 커지겠죠. 가상사회로 접어들면서 욕망이 무한대로 커지는 만큼 그를 따르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인형심리를 이용한 대리만족으로 피신할 테니까요.

그러나 이것들이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고전주의, 리얼리즘과 함께 문화사조의 3대 축인 낭만주의 계보를 잇는 거니까요. 리얼리즘과 낭만주의는 진보와 보수처럼 항상 역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해 왔습니다.

'미녀는 괴로워', '꽃보다 남자', '아내의 유혹'이 낭만계열의 허구로 성공했고 '소녀시대', '원더 걸스'가 한영애, 자우림 리얼리즘을 대체했고 '장기하와 얼굴들'의 백 코러스 미미시스터가 마네킹 마케팅으로 먹히고 있습니다.

(최근 소녀시대의 스크린세이버는 마네킹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인형의 집'을 탈출했던 20세기 노라가 21세기에 다시 마네킹의 자리로 돌아온 건지) 예전 쇼 윈도우에는 마네킹만 있었는데 지금은 카페, 패스트푸드 쇼 윈도우에 사람들이 스스로 마네킹을 대신합니다. '리얼리티 애니메이션'이랄까.

사회도 인형의 나라, 복제 세상으로 변해 갑니다. 신데렐라 신드롬, 피터팬 신드롬, 마마보이...신상녀. 아이를 인형처럼 키우고 애완동물 수요가 늘고 캐릭터들이 넘쳐나고 인형 같은 브랜드 마니아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학 대동제 때 그룹사운드 공연장에 오물을 붓던 20년 전 대학생과 소녀시대, 원더걸스를 자청해서 부르는 지금 총학은 많이 대비됩니다. 스스로가 아바타가 되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최대 수혜자가 되고 패리스 힐튼을 추종하는 세계의 10대들이 글로벌 브랜드의 복제인형이 되어갑니다.

특색 없는 지역축제들은 인형의 축제인 거고 서울시 디자인 프로젝트도 자칫하면 아우라가 결여된 채 겉만 예쁜 인형도시 프로젝트가 되는 건 아닌지. 한강 르네상스에 자본의 힘은 넘쳐나지만 장구한 세월동안 만들어진 예술과 생명, 역사는 보이지 않는다는 소리가 많던데.

인형, 애니메이션, 복제, 아바타, 키덜트, 브랜드들은 문화코드가 '일루젼(illusion)'이 아닐지? 비비디바비디부는 그 단적인 주문이고. 재미있어서 따라도 해보지만 한 켠으로는 공허합니다.

세상은 항상 다른 가치들의 각축장이니 그럼 이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고전주의거나 리얼리즘이겠죠. 생명이란 것에 대한 진지함, 그리고 현실에 대한 성숙한 받아들임이 리얼리즘일 텐데 '10만 시간의 성공법칙'을 보여주는 '빅뱅' 리얼리즘은 인형처럼 예쁘지 않지만 파동이 큽니다. 워낭소리, 똥파리도 그렇죠. 올해 들어 지역과 같이하는 대학 축제의 변신도 복제에서 리얼리티로 돌아오는 모습인 것 같고.

정신 빼놓고 살다가 문득 하늘과 바람이 보내오는 문자를 읽으면서 묻습니다. 인형의 나라에서 리얼하게 산다는 게 어떤 걸까? 이젠 마케팅도 문화도 인형을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 6월엔 한영애와 노라를 잇는 Song&Soul 가수 강허달림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를 들어보심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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