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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챔피언 김대중'

[김준형의 뉴욕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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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인권의 수호자(champion of democracy and human right)'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 서거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이렇게 표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전기를 준비중인 북한문제 전문가 마이클 브린의 말처럼 한국인들은 그가 민주주의의 수호자였다는 걸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해외 언론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평가는 국내에서보다 훨씬 후하다.

김 전 대통령이 외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한국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결합시킨 데 있다.
그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민주주의 기반이 없는 국가경제는 사상 누각"이라고 말했다. '먹고 살기도 힘든 마당에 민주주의는 사치'라는 군사독재의 근대화 논리를 퇴장시키고 진정한 시장 경제의 출발을 선언한 것이다.

실제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결정적 키워드도 '경제'였다.
600억달러의 달러빚(IMF 구제자금)을 구걸하는 비참한 경험을 한 국민들은 IMF를 불러온 무능하고 부패한 기득권층에 대한 혐오를 DJ에 대한 지지로 표현했다.
이명박 대통령보다 10년 앞서 등장한 최초의 '경제대통령'인 셈이다.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고통스럽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며 IMF의 가혹한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힌 그는 부실 덩어리 은행과 재벌을 수술대에 올려 과감한 메스를 가했다.

또 금융완화 정책을 통해 소비를 진작시켜 경제회복을 이끌었다. 국민들이 소비의 맛을 알아버린 탓에 신용카드 대란과 같은 후유증이 뒤따르기도 했지만, 예정보다 3년이나 빨리 IMF 빚을 갚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미국을 비롯 세계 각국이 침체탈출을 위해 동원하고 있는 정책들은 그 시절 이미 한국에서 시험을 거친 것들이다.
한국이 침체 소용돌이에서 가장 먼저 헤엄쳐 나오고 있는 것도 DJ정부시절 IMF를 극복한 경험과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족적을 조금 더 세심히 되짚어 볼 경륜과 인연이 있었다면 애도 성명에 '경제의 수호자(champion of economy)'라는 귀절이 당연히 포함됐을 법하다.

물론 한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DJ의 퇴장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햇볕정책은 북한 김정일 정권의 핵무기에 대한 집착을 되돌리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햇볕정책이 가져온 화해무드는 고질적인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희석시켜 경제를 되살릴 여유를 줬다. 남북한이 서로를 '동포'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손해본 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경제개혁은 미완으로 남았고, 두 아들을 포함한 부패스캔들이 그의 재임기간을 얼룩지게 만들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브라이언 브리지스 홍콩 링난(嶺南)대학 정치학 교수는 이런 오점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임기간에 대한 세계 사람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라고 단언한다.

한국 현대사를 이끌어온 그의 역정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줬다는 걸 그의 빈자리가 웅변해줄 듯하다.

석달반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절반이 무너지는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던 그의 따뜻한 마음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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