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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 세종시, 약속포기에 대한 대가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증권부장 |입력 : 2009.12.08 13:30|조회 : 6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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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 세종시, 약속포기에 대한 대가
이명박 대통령이 정면돌파하려는 세종시 수정안은 '약속'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기존에 내린 정치적 결정을 '잘못된 결정'이라는 이름 하에 뒤집는 것이 합당한 일인가, 그리고 수정 반대 여론을 무마하려고 할 때 수반되는 비용문제를 고려하면 현명한 처사인가 하는 것 등이다.

 이 대통령과 정부가 추진하는 수정안 구도는 당초 세종시에 내려보내기로 한 행정부 `9부2처2청'을 안보내는 대신 `세종시를 먹여살릴 다른 무엇인가'를 통크게 주겠다는 식으로 돼 있다. 여기에는 수도분할이 갖는 국정 비효율성에 대한 이 대통령이 소신이 깔려 있다. 서울시장 시절부터 주장한 `수도분할은 수도이전보다 나쁘다'는 논리다.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한 차례 말을 바꾸었지만 최근 국민과의 대화에서 사과했다.

 대통령이 소신을 갖고 일을 추진하는 것은 아름답다. 본인의 정치적 손실을 감수하고 나라와 세종시의 앞날을 위해 그렇게 하겠다는 진정성도 의심할 필요가 없다. 수도분할이 갖는 비효율성도 맞다. 부처가 쪼개지면 동작이 느려지고 위기 때 대응력이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소신 못지않게 무슨 이유에서든 한번 내린 정치적ㆍ국가적 결정 또한 존중돼야 한다. 그것도 국민 대표기구라는 국회가 내린 결정이다. 설사 그 결정이 포퓰리즘의 소산이라고 생각해도, 또 눈앞의 이해만 좇던 어리석은 판단의 결과라고 생각되어도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가 의사결정에서 모럴해저드를 막기 위해서다. 정치사에서 결정이 번복돼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잘못된 결정이 실행돼 어떤 결과가 오는지 나타나면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큰 결정을 경솔하게 판단할 유인을 덜 갖게 될 것이다.

 지금 결정이 나중에 가서 뒤집힐 수 있고, 뒤집는 행위에 대한 벌칙이 약한 풍토가 지속돼서는 정부 결정의 무게가 생길 수 없다. 특히 교육ㆍ경제ㆍ고령화ㆍ저출산 등 각 분야에서 장기비전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일이 많아지는 시기에 그 부담은 적지 않다.

 원론적 물음과 별개로 현실성의 영역에서는 세종시 수정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무엇보다 법률 개정안 통과 여부가 극히 불투명하다. 정치권에서는 야당 모두와 여권 친박계가, 지역에서는 충청권이 반대를 굽히지 않아 그렇다.

 정치적 타협의 여지는 좁아보이지만 딜을 한다고 해도 비용부담이 너무 커서 경제적으로 타산이 전혀 안맞는 게임이다. 반대여론의 수위를 고려하면 `9부2처2청'이라는 부처를 옮기지 않는 대신 교육ㆍ과학ㆍ기업 등을 유치하기 위해 더 많은 세제ㆍ땅값 혜택 등을 안겨줘야 할 분위기다.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비용을 계산하면 행정 비효율성을 돈으로 환산한 것을 상쇄하고도 남지 않나 한다.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애꿎은 펀드상품에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상황에서 만만치 않다. 자칫 다른 기업도시ㆍ혁신도시로 갈 것을 뺏는 세종시발 '크라우딩아웃' 효과(구축효과)도 우려된다.

 부처 이전 문제는 4대강이나 고속도로 건설과 달리 결정 실행으로 얻는 국민적 체감편익이 분명하지 않다. 다른 큰일도 많은데 이같은 명분적 이슈에 많은 국정에너지와 시간을 쏟아붓는 게 효율적인가 하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세종시가 자족기능을 충분히 갖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부처 이전 문제와 별개며 바터의 대상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현명한 후퇴는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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