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예인 계약금, 공시 의무화 검토"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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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엔터테인먼트 업종 관련 공시 제도 보완 작업에 착수했다. 전속계약금 등 투자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안인데도 의무 공시 사안이 아니어서 정보 공개가 되지 않는 허점을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10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시 제도을 손질키로 하고 세부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먹튀' 논란을 불러온 가수 비 사건이 계기가 됐다. 연예인 전속계약과 규모가 공시되지 않는 '제도적 허점'을 당국도 뒤늦게 파악한 셈이다.

현 규정상 연예인 전속계약은 공시의무사항이 아니다. 현행 공시제도가 '열거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공시의무로 '열거'된 사항이 아니면 공시를 할 의무가 없다.

또 월드스타 비와 상장사 제이튠엔터 (60,000원 ▼100 -0.17%)간 수익배분계약도 공시되지 않고 있다. 자연스레 가수 비나 상장사 제이튠엔터 공시 위반도 성립되지 않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행 규정으로 보면 (전속계약 등은) 의무 공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공시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공시 누락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 되고 있는 만큼 제도적 개선 사안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도 "연예인 전속계약금이나 기형적 수익배분에 대해 투자자들이 알고 있었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연히 제도개선으로 풀어야할 문제인 만큼,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 방안으로는 의무 공시 사항인 '시설외 투자'에 일정 규모 이상의 연예인 전속계약금 등을 포함시키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율공시 사항으로 정하기보다 의무 공시 사항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익 배분처럼 '사적 계약'을 의무 공시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자칫 과도한 규제로 관련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한편 다른 회사와 형평성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도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