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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톡톡] 참 착한 한국

[마케팅톡톡]"주되 정당하게 받을 줄 알아야"

황인선의 마케팅 톡톡 머니투데이 황인선 KT&G 미래팀장 |입력 : 2011.04.0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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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톡톡] 참 착한 한국
착한 것과 정직한 것은 다릅니다. 착한 것은 그냥 주는 것이고 정직한 것은 주되 정당하게 받을 줄 아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지진 재해가 나고 동맹국 관계인 한국과 미국이 보인 다른 모습을 볼까요? 3월26일 기준으로 대한적십자사의 일본 재해모금액이 213억원인데 빈국인 아이티 지진 3개월 모금액은 겨우 98억원이었습니다. 반면 미국은 모금 부진으로 2300만달러만 걷혔는데 아이티 때 4일간 모은 1억5000만달러의 15% 수준입니다. 대신 함대, 구조대, 정찰기를 보냈습니다. 현명한 미국에 비하면 참 착한 우리 민족입니다.

당시 우리나라 대표 언론의 애시(哀詩)들은 더 착합니다. 일본을 평화의 나라, 희생양으로 묘사한 모 대목에서는 정말 '슈퍼 착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래야 한류가 유지되고 국격이 오르는 건지. 오히려 한국에 있는 일본학자가 "조만간 일본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실리면 뭐라고 할지" 걱정된다고 할 정도로 앞뒤 분간 못하는 착해지기 광풍을 보면서 버럭 의심이 갑니다. 옆 나라 국모를 시해하고 옆 나라 사람 6000여명을 잔인하게 학살한 1923년의 관동대지진 인간 말종 광풍은 까맣게 잊은 건지. 지금도 당시 참상은 그들에 의해서 조직적으로 은폐되고 있는데.

그 기록사진과 지금 일본 재해지역의 침착한 질서의식이나 애써 울음을 삭이는 모습들을 중첩해보면 착잡합니다. 그 모습에 세계가 '인간정신의 진보'라며 감탄하는데 민초들이 겪는 그 실존적 고통을 모를 바는 아니니 그들의 극기 모습은 칭찬하더라도 그들을 훨씬 더 아는 우리는 달리 해석해야죠. 칼은 잘 쓰면 도구지만 악하게 쓰면 살인무기가 되는 법인데 그 질서의식과 순종은 우리에게는 피냄새를 묻힌 칼로 기능했습니다. 막부시대 이래 수백 년간 사무라이 권력 아래 순종해온 유전자는 수십 만명을 학살한 대동아전쟁에 참가했던 '야욕 일본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뿐입니까? 2차대전 전범들을 신사에 모셔놓는 까마귀 역사의식의 정치문화를 방치했고 무능한 일본 관료주의와 계파정치를 온존시킨 원천입니다. 그래서 깃발만 보면 뭉치고 나라는 잘 사는데 백성은 가난한 기형적인 나라가 되었습니다. 당장 보이는 것만 믿고 칭찬만 하다니 우리는 착한 민족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래서야 우리 2세들에게 일본 번영에 바쳐진 아시아인들의 혈흔이 보이겠습니까?

10여 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진 1912년 영국 선박회사 화이트스타가 건조한 '타이타닉호' 침몰사건은 몇몇 영국인이 마지막까지 보여준 질서의식과 희생정신만 강조한다면 감동적입니다. 인류정신의 진보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러나 '신도 침몰시킬 수 없는 배'라는 오만함으로 테스트 항해 없이 발진해 결과적으로 1500여명을 차가운 바다에 수장시킨 선박회사의 탐욕, 의심없이 화려함에 동승한 승객들의 그 무모함도 같이 보여줘야 합니다. 2가지를 균형있게 다뤄야 탐욕과 감동이 같이 이해되는 정직한 역사가 완성됩니다.

이번 일본 재해에 우리가 정직한 나라가 되려면 모금활동 외에 역사를 같이 물어야 하고 이번 재해의 반면교사 효과도 보아야 합니다. 지금도 의문인 것은 재난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는 일본에서 '왜 재난 구호가 그렇게 늦었는가?' 하는 것인데 방사능 피폭 우려와 일본이 '매뉴얼사회'이기 때문이라는 진단 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이 왜 작동이 안됐는지, 이웃국가의 의·식료품들을 초기에는 받아들이지 않은 사회문화현상, 재난시 한국형 질서문화는 어떠해야 하는지 등을 파헤쳐야 200억원 이상 모금한 성과도 거두고 우리 사회도 비상시 허점에 대비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번 일본 현상에 우리가 착한 민족임은 보여줬지만 정직한 나라임은 아직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모금광풍, 조공이란 말이 도는 게 그 방증입니다. 지금 누군가는 8월 광복절을 기해 특집을 준비하고 있을 텐데 관동대지진과 고베, 이번 대지진을 사회문화 관점에서 비교해 보여주고 만행을 하고도 진실을 한사코 가리던 일본이 왜 이번에는 그런 '인류정신의 진보(?)'를 보였는지, 그리고 그 인류정신의 진보가 과연 독도, 외국인 처우 개선, 상처 입힌 사람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 등으로 이어질 진정한 진보인지를 가늠해봐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은 잘 주고 잘 받는 나라·정직한 나라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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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nellop  | 2011.04.05 23:04

동감합니다. 성금 보내고 독도 양보하길 기대한 한국민은 없겠지만 받는이도 반갑거나 고마워하지 않는 성금을 왜 걷어 보내야하는지 짚어봐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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