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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춘사월이 잔인한 이유

CEO 칼럼 머니투데이 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입력 : 2011.04.2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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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흥수 원장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흥수 원장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시인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를 통해 "4월은 만물이 소생하고 생명이 움트는 봄이지만 현실적으론 세계대전 직후라 정신적 공황 상태"라며 그래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건설업계의 4월 역시 잔인하다. 얼마 전 건설업 면허 1호라는 상징성을 지닌 업체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전격 신청했다. 함께 사업을 추진하던 업체도 연이어 백기를 들었다. 건설업계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이미 100대 건설사 가운데 30%가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으며 금융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상환을 무리하게 요구하거나 만기연장을 거부하면 우량건설사마저 도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각종 대책에도 꿈쩍 않는 침체된 주택경기를 비롯해 지속적으로 발주물량이 감소하는 공공공사와 앞으로 수주가 불확실해 보이는 해외건설시장 등 건설산업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한다. PF사태 해결이 급선무다. PF문제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수장들이 긴급 회동해 대책을 내놓았다. 서로 간에 이해가 다르다보니 일부 난항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국가경제 회생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의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의 강력한 선도력 또한 필수다.

 통상적으로 봄이 되면 혹한기에 줄어들었던 공사물량이 다시 늘어나고 주택분양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계절적 요인으로 건설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되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여의치 못하다. 기본적으로 정부 재정의 한계로 공공공사 물량이 감소 추세인데다 중동사태에 따른 해외 수주도 불확실한 탓이다.

 정부 살림살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큰 폭의 재정지출 확대는 쉽지 않다. 민간투자 활성화를 대안으로 고려해봄직하다.

현재로서는 민자사업에 대한 국민여론 악화, 최소운영수입(MRG) 보장제도 폐기, 수익률 악화 등으로 민간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건설사와 금융사가 요구하는 개선책을 반영해 민자사업의 매력도를 높인다면 민간자본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건설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욱이 지난달 발표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은 현재의 침체된 시장을 회복시키기에 다소 한계가 있어 보인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부활하는 대신 취득세를 인하하고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 시장의 침체를 보완코자 했으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DTI 규제 부활이 불가피하다면 그 부작용을 완화하는 보완책도 함께 집행해야 하며 이번 국회에서도 무산될 것으로 보이는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주택 품질의 제고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실행돼야만 한다.

매년 수주 신기록을 바꿔가며 승승장구하던 해외 건설시장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소위 재스민혁명의 여파로 중동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수익성 논란도 일고 있다. 지나친 해외건설 비중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최저가낙찰제 확대 적용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가격 중심의 낙찰제도에서 품질 중심의 낙찰제도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물량내역수정입찰제 역시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

 건설은 지역경제의 초석이 되는 산업이다. 지역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뿐만 아니라 고용파급효과, 생산유발효과 등에서 월등하다. 복지의 한 축을 이루는 주거시설을 공급하는 산업이며 서민경제와 직결된다.

 건설산업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 이제 와서 정책의 실패냐, 기업의 잘못이냐를 따질 여유가 없다. 건설산업 회생에 당장 나서야 한다. 국가경제와 직결된 문제다. 건설사를 비롯해 정부, 금융사 등이 합심해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 할 것이다. 돌아오는 해의 약동하는 4월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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