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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금융위기는 본질적으로 같다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 |입력 : 2011.05.0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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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을 흔히 피에 비유하는 이유는 뭘까? 경제가 좋으려면 돈이 잘 돌아야 한다. 이는 피가 잘 돌아야 사람이 건강한 것과 흡사한 이치다. 금융의 중요성을 피에 대비하는 비유의 핵심은 바로 이 점이다.

그렇다면 금융의 부작용에 대한 비유로는 뭐가 적당할까? 금융은 기본적으로 실물경제를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금융분야가 지나치게 발전하면서 실물경제와의 관계가 역전되기도 한다. 금융이 말썽을 일으켜 실물경제에 큰 탈이 나기도 한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금융은 활용하기 나름이다. 이런 특성을 피로만 비유하기는 힘들다. 피는 이용하기에 따라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물이 적당할 것이다. 물은 때에 따라 유용한 자원이 되기도 하지만 재앙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금융과 물의 비유는 다른 면에서도 유용하다. 물은 자연법칙에 따라 흐른다. 당장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돈 역시 돈의 법칙에 따라 흐른다. 돈의 법칙이란, 돈은 돈이 더 되는 곳으로 움직인다는 법칙이다.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얘기는 돈에 대한 수요가 높아 이자를 높게 쳐주거나 아니면 위험이 적어 손해를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돈은 수익률이 높거나 떼일 염려가 적은 곳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돈의 법칙은 자연의 법칙과 다르다. 그것은 자연법칙처럼 절대적이지는 않다. 수익률과 위험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이 주관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 이건 쉽지 않은 일이다. 여럿이 같은 평가를 해야 한다면 남들을 그대로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 그게 번거로운 일을 피하면서 동시에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다. 다시 돈을 물에 비유하자면, 돈은 자연스럽게 돌게 내버려둔다고 해서 가장 필요한 곳으로 흘러 들어가 스스로 몸집을 불리지는 못한다.

오히려 돈을 뭉터기로 떼일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기(financial crisis)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이건 물이 범람하는 것과 비슷하다. 물의 범람이 물꼬가 잘못 트여서 벌어지는 인재(人災)의 성격 또한 갖고 있듯, 모든 종류의 금융위기는 금융기관과 금융감독당국의 합작품이다. 금융기관의 무절제한 대출과 위험에 대한 과소평가는 물론, 당국의 느슨한 규제로 인해 벌어지는 경제위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에서 벌어진 대표적인 금융위기 두가지를 보자. 1980년대 미국은 저축대부조합(savings & loan) 위기를 겪었다. 지역 단위로 예금을 모아 장기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해주던 수천여개의 조합이 부실화된 것이다. 이들에 대한 구제금융으로 6000억달러를 쏟아부어야 했다. 돌이켜 보자면 이 금융위기는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돈의 물꼬를 잘못 튼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틈새 금융기관은 대형은행들과 경쟁하기 위해 예금자들에게 무려 20%에 가까운 금리를 제공해야 했다. 1970년대의 높은 인플레이션율과 MMF(머니마켓펀드) 같은 은행 신종 상품의 높은 인기에 맞서기 위해서였다. 장기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감독기관의 규제 완화와 구제금융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을 뿐이다.

2008년에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마찬가지다. 대형 투자은행들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위험을 터무니없이 과소평가한 반면 수익성을 과대평가했다. 이 상품과 관련한 파생상품들을 개발해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에 팔아넘겼다. 그 결과 많은 금융기관들이 부실화될 수밖에 없었다. 미 정부는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지금까지 거의 3조달러에 달하는 돈을 쏟아 부어야 했다.

우리의 경우도 금융기관의 무절제한 대출과 위험에 대한 과소평가, 감독당국의 느슨한 규제가 야기하고 있는 문제가 적지 않다. 마땅한 대출처를 찾지 못한 금융기관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이란 물꼬를 찾다 낭패를 본 것이 현재의 저축은행 사태다. 이는 비싼 금리로 예금을 유치한 저축은행들이 대출과 위험평가에 철저하게 실패한 경우다. 금융감독당국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동안 또 다른 문제도 잉태되고 있다.

저소득층에 대한 신용카드 발급과 카드론을 남발하고 있는 신용카드사와, 저소득층에 대부업체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캐피탈사도 문제다. 저축은행 문제를 지금 수준에서 잘 막더라도 비슷한 충격이 연이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책임은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돈의 물꼬를 잘못 튼 금융기관과 당국의 책임이다. ‘물 관리’가 잘못되면, 피만큼 귀한 ‘물’을 얼마나 더 쏟아부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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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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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허진영  | 2011.05.16 21:04

1%가 되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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