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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김치본드

[머니위크]청계광장

청계광장 머니위크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입력 : 2011.05.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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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아시아개발은행은 우리나라에서 800억원 규모의 원화표시채권을 발행하였다. 사실 지금까지도 우리 경제에서는 외국법인이 국내에서 원화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엄격하게 통제되어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외국법인이 대규모로 원화를 빌려오는 것이 가능할 경우 조달한 원화를 국내시장에서 대량 매도하고 달러를 한꺼번에 사들임으로써 일시적으로 원화절하와 달러가치 상승을 유도하여 단기차익을 올리는 투기적 공격(Speculative Attack)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당시 아시아개발은행은 원화자금을 조달하지만 이를 국내은행과의 통화스왑을 통해 원화를 넘겨주고 달러를 받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였다. 이 경우 원화를 국내시장에서 매각하지 않으므로 외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게 된다. 결국 아시아개발은행의 원화표시채권 발행이 확정되었는데 당시 에피소드 중 하나는 이러한 종류의 채권에 대한 이름을 짓는 작업이 필요했다는 점이다. 즉 외국법인이 한 시장에서 해당 국가 통화표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이에 대해 별명을 붙이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외국법인이 미국시장에서 달러표시채권을 발행하면 양키본드, 일본시장에서 엔화표시채권을 발행하면 사무라이본드, 영국시장에서 파운드표시채권을 발행하면 불독본드, 하는 식으로 이름을 붙이는 관행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여 우리도 이름을 붙일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해서 외국인들이 우리시장에서 원화 표시채권을 발행할 경우 이를 '아리랑본드'로 부르는 관행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로부터 정확히 10년이 지난 2006년, 우리시장에서 또 한종류의 채권이 탄생하였다. 당시 국내시장에서 지속되는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달러가 풍부해지고 이를 해외로 내보내는 것이 낫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미국계 베어스턴스가 주도하여 우리시장에서 원화가 아닌 달러표시채권을 발행하게 된 것이다. 일본의 경우 일본시장에서 달러표시채권을 발행할 경우 쇼군본드라는 이름이 붙어있는데 우리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결국 이 채권의 이름은 '김치본드'로 명명이 되었다. 1996년에는 아리랑본드, 2006년에는 김치본드가 탄생한 것이다. 중국위안화의 경우 중국 내에서 위안화표시채권을 발행할 경우 판다본드라고 이름을 붙이고 중국이 아닌 홍콩에서 위안화채권을 발행할 경우 딤섬본드라고 부른다. 아리랑, 판다, 사무라이본드가 한 종류이고 김치, 딤섬, 쇼군본드가 또 다른 그룹이 되는 셈이다.

최근 달러자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국내기업들이 김치본드의 발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기업들이 김치본드를 발행하여 달러를 조달해도 이들은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팔지 않고 직접 통화스왑을 통해 은행에 넘기고 원화자금을 받아 운용한다. 그런데 이때 적용금리가 직접적 원화조달보다 싸게 책정이 되므로 김치본드의 발행유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발행하여 조달하는 달러로 인해 우리시장 전체적으로 달러표시 외화부채가 늘어난다는 데에 있다. 은행들이 달러를 들여다가 이 채권을 인수하는 규모가 커지면서 올해 4월까지만 그 규모가 6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규모인 61억달러에 근접한 것이다. 또한 채권발행에 있어서도 겉으로는 공모채권이지만 사실상 한 은행이 다 인수하는 사모채권으로 발행이 되는 부분까지 문제가 되었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이 이에 대해 조사를 한 후 규제를 하겠다는 방침이 나오면서 현재 상황이 진행 중이다. 개별기업은 각자 최선의 선택을 통해 전략을 추구하지만 경제전체적으로는 이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거시건전성 감독(Macro-Prudential)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고 문제점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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