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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그러나 그래도 다시 한 번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대표 |입력 : 2011.08.2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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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의 작품에 '마을축제'라는 그림이 있다. 축제를 묘사하지만 잔뜩 찌푸린 하늘 아래 관을 들고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는 부모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발코니의 한 여인이 애도객의 머리 위로 요강을 비우는 장면까지 샤갈은 포착하고 있다.
 
샤갈처럼 유대인이었던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1번은 '거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어느 영웅적인 인물의 투쟁과 좌절을 담고 있다. 그렇지만 말러가 여기서 묘사한 것은 아이의 시신을 넣은 관이 선술집에 모인 흥겹고 왁자지껄한 인파를 뚫고 집 밖으로 나가는 어린 시절 무수히 봐온 이미지다.
 
축제와 죽음이 교차하는 인생, 비극과 행복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이는 삶을 샤갈과 말러는 그리고 들려준다.
 
축제 속에서 장례를 치르듯 여름휴가의 절정에서 3년 만에 다시 미국과 유럽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2008년 위기가 2차례 양적완화로 겨우 봉합되는가 했는데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결국 터지고 말았다.
 
자동차 화학 정유업종 등에서의 사상 최대 실적과 지수 2000을 가볍게 뛰어넘은 주가 앞에서 내심 불안감이 없진 않았지만 축제를 즐겼는데 너무 짧게 끝났다.
 
IMF 외환위기 때와 달리 한국에서, 아시아에서 발생한 위기가 아니니까 안도하기엔 상황이 심각하다. 외환위기 때나 서브프라임 위기 때는 경제펀더멘털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펀더멘털에다 무기력한 정책대응이 겹쳐있다.

예전에 비해 기업이나 가계의 부채문제는 덜 심각하지만 이번에는 해결책을 찾을 방도가 없다는 게 문제다. 경제를 살리려면 국가재정을 풀든지, 돈을 찍어내든지 해야 하는데 재정은 바닥났고, 돈을 찍어내는 일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한계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누리엘 루비니 교수나 투자자 마크 파머 같은 비관론자들이 승리했다. '닥터 둠'들의 전망이 옳았다. 더블딥과 장기 저성장을 받아들이고 그 전제 위에서 대책과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뾰족한 수는 없다. 인기를 잃겠지만 재정을 긴축하고 빚을 줄이면서 여력 내에서 부양책을 펴는 수밖에.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글로벌 경제위기에 특히 취약하다. 국내총생산(GDP)에 대비해 수출과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0%를 넘는다. 수출로 먹고 살기 때문에 서울은 세계경제의 향방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됐다.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개방이 지나쳐 미국과 유럽의 위기인데도 정작 이들보다 한국의 주가와 환율이 더 요동친다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ATM 코리아'라고까지 할까. 그렇다고 이제 와서 개방을 물릴 수도 없다.
 
이제 위기는 교과서에서처럼 주기적 순환적으로 오는 게 아니라 어느 날 불쑥 나타난다. 그래서 상시 위기다. 요즘 위기는 또 당뇨병처럼 걸리면 잘 낫지도 않는다. 확실한 치료약도 없다. 끊임없이 운동하고 관리함으로써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위기 속에서도 낙관론을 잃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스스로 돕는 것이다.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면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영원히 미래는 없다. 특히 이 땅의 480만명에 달하는 주식 직접투자자와 그 2배로 추산되는 간접투자자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염세철학자 니체도 자신의 최후 유언에서 '그러나 그래도 다시 한 번'이라며 삶에 강한 집착을 보였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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