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위,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 파행(종합)

23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교과위 의원들의 국정감사 파행은 전날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 이어 이틀째다.


앞서 22일 교과위 여야 의원들은 박영아 의원(한나라당)의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의원이 있다면 북한에 가서 국회의원 하십시오'라는 발언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23일 국정감사는 오전 10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변재일 위원장을 포함해 야당 의원들은 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았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도 위원회 간사가 위원장 대신 직무대행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며 개의를 요구했다.


1시간 30여분간 지연된 회의는 오전 11시30분쯤 야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오면서 시작되는 듯했으나 박 의원의 사과 발언을 두고 다시 고성이 오가는 등 대립이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 측에 박 의원의 사과 발언과 해당 내용의 속기록 삭제를 요구했다. 이에 박 의원은 "제 발언의 취지는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개정하는 것을 반대하는 대표가 있다면 사임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반대한다면'이라는 부분이 삭제돼 오해해 들으셨다면 유감을 표명하는 바"라면서 "그러나 국회의원 중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분은 한 분도 안 계시리라 본다.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그런 분이 없겠지만 있다면 사임하라는 것인데 발언의 취지가 왜곡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게 사과냐'면서 목소리를 높였고 여야 의원 간에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박 의원은 궤변과 변명으로 일관했다. 사과에 진정성이 있으면 개의하겠다는 뜻으로 들어왔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사과를 요청하고 훈계를 한다"며 여야 간사의 협의를 요구했다.

한편 전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문제로 논란이 일 것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교육청 국감 파행을 조장했다"고 비판한 내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역사교육과정 개정 고시가 과정상 심각한 하자가 있고 중대한 문제 있어 지적한 것인데 상황이 왜곡된 것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야당이 왜 국감을 회피하나. (국감 파행이) 조작적이었다는 건 명예훼손"이라고 항의했다.

여야 의원들은 박 의원의 발언을 두고 논쟁을 계속했고 변 위원장은 여야 간사들의 협의를 위해 12시 40분쯤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감사는 계속 정회 중인 상태로 시간이 흘렀고 오후 9시가 넘어 회의장에 들어온 여야 의원들은 다시 설전을 벌였다.

권영진 의원은 "국감하지 말자고 작심하고 동료 의원한테서 항복 선언을 받으려 하나. 교육공무원들 앞에서 창피하지도 않냐"며 "'진심으로 유감'이라는 표현 대신 '송구'라는 표현을 못 받아들이겠다는 게 파행시키기 위한 전략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안민석 의원은 "우리를 벼랑으로 몰아 나쁜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진정 어린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당시 상황을 비디오로 다시 보자" "(박 의원이)초선의원이면 초선의원답게 해라" "오선 의원에게 대들지 마" 등 고성과 언쟁이 오가며 혼란을 빚기도 했다.

변 위원장은 "오늘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국회의원은 행정부를 감시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증인들에게는 발언 못하게 돼 죄송하다. 다음에 국감을 또 하게 되면 출석요구에 다시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감사는 전혀 진행되지 못한 채 9시 30분쯤 산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