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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없는 세탁기' 사건에 발칵, 다이아에 또…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특명 전권 대사'의 다이아株 사랑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증권부장 |입력 : 2012.01.27 10:58|조회 : 189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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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세제없는 세탁기' 사건이 증시를 발칵 뒤집은 적이 있다.
모 대기업이 세제 없는 세탁기를 개발한 사실이 보도자료로 발표될 것이라는 사실을 중앙일간지 기자가 동생에게 미리 가르쳐 줬다. 신문에 기사가 난뒤 주가가 급등했고, 주식을 미리 산 동생은 수억원을 벌었다.

형은 정보를 알려주고, 동생은 돈을 버는 '의좋은 형제'들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엔 기자가 아니고 외교관이다.
외교부 대사는 외교부 명의로 '다이아몬드 대박' 보도자료를 만들어 돌렸고, 그 동생은 미리 주식을 사 뒀다가 돈을 벌었다. 동생뿐 아니라 대사의 비서도 수억원어치 주식을 샀다.

'세제없는 세탁기'의 경우 1,2심에선 둘 다 유죄를 받았지만, 대법원에선 형만 유죄이고, 동생은 무죄가 됐다. 직무와 관련해 정보를 직접 얻은 사람, 즉 ‘1차 정보 수령자’가 직접 그걸로 돈을 벌었거나, 남에게 돈을 벌게 해줬다면 죄가 된다. '1차 수령자'로부터 들은 말을 믿고 주식을 사고 판 '2차, 3차...' 수령자들은 처벌하기 힘들다는게 대법원 판단이었다.

고개가 갸우뚱거려질지 모르지만, '한 다리 건너' 전해들은 정보는 신뢰도가 확 떨어진다는게 사법부의 판단이었다. 사실 남의 말을 듣고, 그대로 돈을 내질렀다가 오히려 오히려 패가망신한 사람이 많긴 하다.

'동생'이 통상적인 '2차 정보 수령자'인지 아니면 '1.5차 수령자'정도는 될지 애매하지만, 여하튼 이런 판례까지 알고도 귀띔을 해주는 형이라면 정말로 '살형성제(殺兄成弟)'의 귀감이 될 것이다.

이름부터 '놈 者' 자가 붙는 기자 직종이야 늘 내부정보 이용의 의심받는 '유주얼 서스팩트(Usual Suspect)' 신세를 벗어나기 힘들다고 치자. 품위와 자존심을 먹고 사는, 이름에 '官'자 붙는 외교관이 '1차 수령자'니 '2차 수령자'니 하는 말로 구설에 오르는 건 해도 너무 했다.

"‘특명 전권 대사(대사의 공식명칭)’로 국가원수의 역할을 대신하고, 자국민을 보호하며, 국익을 위해 정보를 수집한다"…청소년들이 한번쯤 가슴에 품어볼만한 꿈이었다(적어도 나때까지는 그랬다.)
“외무고시 못 붙으면 고급 백수밖에 더 되겠냐”는 부모님의 애정 어린 '충고'를 거역하지 못하고 굶어죽지는 않을 것 같은 학과이름을 대입 원서에 적어 넣으면서도 ‘국제’자 들어간 곳을 택한 것도 '소년의 로망' 한 자락은 남겨두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처럼 선망의 대상인 외교관들이 근래 채용비리, 애정행각 등으로 물의를 빚더니, 급기야 아이템이 다이아몬드로까지 확산됐다.
2,3년 됐을까, 외교부에 쏟아지는 안팎의 비판에 대해 대사급 외교관으로부터 이런 자조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특명전권대사? 통신이 제대로 안되던 시대 이야기이지, 대사가 현지에서 직접 결정할수 있는 국가적 사안이 하나라도 있나….자국민보호? 제국주의시대, 군대 이끌고 조차지역 누비던 사람들 이야기지, 지금이야 동사무소(영사업무)나 하고 있지….정보력? 공관에 나와 있는 국가정보원 직원들 따라갈 수 있나…”
결국 요즘 시대엔 외교관들이 대우에 걸맞는 밥벌이를 못하고 있다는 자기성찰이었다.

실질적인 '외교' 기능이 축소되고, 외부와의 교류는 제한적이다보니 외교관들의 주특기가 의전과 보고서 작성, 조직내 정치, 여기에 재산증식 같은 곳으로 발전하게 된다.

재산증식으로 따지면, 정처없이 해외를 떠돌기 때문에 재산 문제에 대해 초조할 수 밖에 없는데, 거꾸로 오히려 그게 재산증식에 플러스가 된다는 '가설'도 생각해볼 수 있다. 땅 집 같은 유동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에 장기로 돈을 묻어둘 수가 있고, 주식을 사도 본의 아닌 장기투자를 할 수 있다. 외교관 끼리는 집안끼리도 잘 알게 되고, 정보교환도 빨라서 '투자클럽'이 형성된다.

물론 모두 ‘가설’일 뿐인데, 금융당국과 감사원 조사를 통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씨앤케이인터 (310원 상승71 29.7%) 사건을 보면 이게 단지 가설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헌법상의 재산권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외교관도 생활인인 이상 투자 자체를 터부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게 직무와 관련된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차관까지 지낸 한명의 전직 대사는 퇴직후 다이아몬드 회사의 고문으로 취직해 후배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돈을 벌었다. 또 한명의 현직 대사는 동생과 비서들이 주식을 사서 일부 현금을 챙겼다.

물론, 대사의 동생이나 외교부 지경부 등 관련 기관 직원들이 모두 ‘알아서 어디에선가 듣고 와서 주식을 샀다'는 해명이 맞는지, '자원외교'의 이름으로 '다이아 드라마'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또다른 불법을 저질렀는지는 검찰 조사로 가려질 일이다. '과장'됐다는 다이아몬드가 실제로 묻혀 있긴 한 건지도 일반인들은 궁금하다.

그런 저런걸 떠나, 직무와 관련된 곳에 돈을 베팅하고, 업무로 연관된 사람들과 친인척을 온통 '투자공동체'로 만드는가 하면, 정부의 공신력까지 망설임 없이 활용하는 도덕불감증과 배짱이 놀라울 다름이다.

‘특명전권대사’는 민간 업자에게 주가를 올리라는 '특명'을 받고 국가조직을 마음대로 동원하는 '전권'을 휘두르라고 붙여준 이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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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박인철  | 2012.01.28 14:29

뭔지궁금했는데.... 잘정리했네요 쉽게풀어써진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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