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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돈만을 탐한다면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4)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머니투데이 박정태 경제칼럼니스트 |입력 : 2012.04.13 12:31|조회 : 5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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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돈만을 탐한다면
우리나라 주식 투자 인구는 500만명에 육박한다. 경제활동인구 5명 중 1명꼴이다. 이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보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돈은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을 구입하고 인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이런 부의 축적 욕구가 없다고 한다면 그는 길을 잘못 들었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의 축적이라는 목적 외에 다른 이유는 없을까. 나는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더 들고 싶다.

첫째, 이기적 허영심이다. 좀 미화해서 말하자면 가치 있는 도전이다. 남들보다 더 똑똑해 보이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다. 자신이 신중하게 선정해 매수한 종목이 크게 올랐을 때 느껴지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도 여기에 포함된다.

둘째, 순수한 호기심이다. 주식시장의 수수께끼를 풀어내고 싶다는 지적 탐구심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익이 나든 손실이 나든 거기에는 뭔가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나씩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해당 기업의 내재가치와 펀더멘털,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확률, 추세와 헤지, 천장과 바닥, 거품과 패닉 등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과제는 무궁무진하다.

셋째, 게임이 주는 재미다. 자신이 투자한 주식이 급등했을 때의 희열과 급락했을 때의 실망은 물론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가를 바라볼 때 느껴지는 짜릿한 흥분과 긴장, 스릴은 쉽게 시장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달콤한 유혹이다.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절대 한 가지에만 집착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기 위함이다. 돈에만 집착한다면 주식 투자자 역시 한낱 노름꾼에 지나지 않는다.

푸슈킨의 소설 '스페이드 퀸'을 보자. 주인공 게르만은 오로지 돈만을 탐하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데만 눈이 먼 계산적인 인물이다. 게르만은 우연한 기회에 노(老) 백작부인이 반드시 이기는 세 장의 카드 패를 알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는 카드 패를 알아내 부를 거머쥐겠다는 욕심에 백작부인을 협박한다. 이 과정에서 백작부인은 심장마비로 죽고, 그를 사랑했던 백작부인의 양녀는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고통스러운 눈물을 흘린다. "돈, 그의 마음이 갈망한 게 바로 돈이었다니!"

그래도 그는 양심의 가책은커녕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주리라 믿었던 비밀을 놓쳤다는 사실에 경악할 뿐이다. 그런데 얼마 뒤 죽은 백작부인의 유령이 나타나 반드시 이기는 세 장의 카드 패를 그에게 알려준다.

"3, 7, 1을 차례로 걸면 이길 거야. 그러나 하루에 카드 한 장만 걸어야 하고 그 후에는 평생 도박을 하면 안돼." 그는 유령이 알려준 카드 패를 이용해 도박판에서 두 번 연속 거액의 돈을 딴다. 그

러나 마지막 세 번째 게임에서 그는 가진 돈 전부를 잃는다. 분명히 에이스에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건 카드는 에이스가 아니라 스페이드퀸이었던 것이다. 게르만은 미쳐서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그를 사랑했던 여인은 다른 젊은이에게 시집을 가고, 그의 친구는 승진한다.

한 가지에만 집착할 경우 게르만처럼 파멸한다.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돈은 투자의 목적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올리버 스톤이 감독한 영화 '월스트리트'(Wall Street)에서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러스 분)는 말한다.

"탐욕은 좋은 거야. 탐욕은 정당하고, 제대로 들어맞아. 뭐가 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 돈이 되면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거야." 그렇게 돈을 탐했던 기업사냥꾼 게코는 결국 시세조종 혐의로 체포된다.

마지막으로 여기서 꼭 하나 추가해야 할 넷째 이유가 있으니, 경제적 의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투자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자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손자 세대에서의 경제적 가능성'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의 축적이 더이상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미덕으로 꼽히지 않게 되면……소유의 대상으로 돈을 사랑하는 것은 본래 성격 그대로 다소 혐오스럽고 병적인 성향으로 인식될 것이다." 지금도 케인스는 주식 투자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경제학자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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