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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H-H 라인'을 기다리며

[감독과 함께]

김삼우의 감독과 함께 머니투데이 김삼우 기자 |입력 : 2012.11.03 13:48|조회 : 1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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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한국 축구를 풍미했던 H-H라인이 있었다. 한명은 전방에서 공격을 주도하고, 또 한명은 후방을 책임지면서 한국 대표팀의 양축 노릇을 했다. 그리고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을 담당하는 것으로 태극전사 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황선홍(44) 프로축구 포항 감독과 홍명보(43)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 이야기다.

2002 월드컵 10년 후인 2012년, 이들은 인생 2막의 정점에 섰다. 지도자로서다. 홍명보 감독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축구 동메달이라는 위업을 달성했고 황선홍 감독은 지난 달 20일 하나은행 FA컵 정상에 올라섰다.

홍 감독은 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을 꺾은 뒤 활짝 웃었다. 황 감독은 지도자의 길을 걸은 뒤 처음 맛보는 우승의 기쁨에 울음을 터뜨렸다. 표정은 달랐으나 이들이 거둔 성과의 의미는 같았다. ‘스타 출신은 명감독이 되기 힘들다’는 스포츠계의 속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이 여기까지 오는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우선 길이 달랐다. 황선홍 감독은 2003년 전남의 2군 코치를 시작으로 K리그에서 이력을 쌓았다. 전남 1군 코치를 거쳐, 2007년 부산 아이파크 감독을 맡은 뒤 2010년 친정인 포항 지휘봉을 잡았다. 반면 홍 감독은 독일 월드컵을 앞둔 2005년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의 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시작, 각급 대표팀에서 활동했다. 2009년 U-20 대표팀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을 맡았고, 런던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이어졌다.

지난해까지 이들은 크게 도드라지지는 않았다. 홍 감독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머물렀고, 황 감독은 K리그에서 번번이 정상 일보 직전에서 분루를 삼켰다. 부산에서 리그컵과 FA컵 준우승, 지난 해에는 정규리그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나름 능력을 보였다고는 할 수 있었으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이들은 나란히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스타 출신 지도자의 문제로 자주 이야기되는 것은 그들의 경험을 일반화하려한다는 점이다. 타고난 재능과 체격 조건, 그들이 기울인 노력 등 스타가 될 수 있었던 요건은 남다른 것이었다. 그러나 지도자가 된 뒤 선수들에게 그 남달랐던 자신의 수준을 기대하고, 그 잣대로 재단하려 할 때 선수들과 엇박자가 나기마련이다. 모든 선수들이 다 그들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독선’ ‘불통’ 등의 수식어가 그들의 이름 앞에 붙기 십상이다.

다행스럽게 홍 감독과 황 감독은 이를 극복했다. 소통으로 풀었다. 홍 감독은 선수, 특히 벤치에 앉아있는 선수들에게 눈높이를 맞춘 '소통 리더십'으로 화제가 됐고, 황 감독은 시즌 초반 찾아온 위기를 선수들과 격의 없는 토론을 하며 타개해 나갔다. 물론 그들만의 치밀한 준비와 노력 등이 그 바탕에 깔려 있었을 터다.

홍 감독과 황 감독, 이제 40대 중반이다. 한국 축구 지도자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 그들 인생 2막의 정점은 아니다. 그렇게 남아서도 안된다. ‘명장 H-H라인’으로 자리매김하기위해서는 훨씬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대목에서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게 있다. 변변치 않은 선수 경력을 가진 이들이 성공한 지도자로 거듭나는 경우가 많은 이유를 꼼꼼하게 되짚어 보는 일이다. 이미 나름대로 했을 수도 있겠으나 다시 그 까닭을 성찰하다보면 명장으로 발돋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명장 조제 무리뉴(49)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말을 참고 할만하다. 포르투갈의 세투발 등 이름 없는 클럽을 전전하다 23세때 선수 생활을 접었던 그는 ‘선수로서 실패한 이들이 감독으로 성공하는 이유를 아느냐’는 물음에 “연구할 시간이 더 많으니까요”라고 명쾌하게 정리했다. 스타들이 명성과 부에 취해 있을 때 그들은 인생 2막에 대비, 더 많이 연구하고 고민했던 것이다. 지도자라는 같은 위치에 섰다면 스타 출신들은 그렇지 않았던 이들과 겨루기 위해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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