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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광기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23>

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머니투데이 박정태 경제칼럼니스트 |입력 : 2013.01.04 11:32|조회 : 8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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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광기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강세장이 되면 사람이 달라진다.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자신했던 사람들도 어느새 변해버린다.

우선 자기가 매우 똑똑한 투자자라고 여기며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에 한껏 취해버린다. 그리고는 잠시 자신의 지난날을 떠올려본다. 그동안 너무 보수적으로 투자해왔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과감히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함으로써 수익률을 높이겠다고 다짐한다.

이제 남은 건 행동이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을 모토로 삼아 대박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다. 신용은 최대한으로 쓰고 변동성이 높은 투기적인 상품에 자금을 집중한다. 대세상승의 흐름은 이제 아무도 거스를 수 없다는 믿음에 사로잡힌다.

이렇게 해서 강세장은 거품으로 발전한다. 강세장은 원래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에야 비로소 인식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 초기 단계에서는 냉정을 유지하던 투자자도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서는 결국 군중의 무리에 동참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돈을 버는 게 보이는데 도저히 참고 있을 수만은 없어지는 것이다. 그 사람들과 똑같이 하면 금세 부자가 될 수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겠는가? 경제사가인 찰스 킨들버거의 말처럼 "가까운 친구가 부자가 되는 것을 보는 일만큼 인간의 물질적 행복과 판단력에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없다."

그래서 지금 값이 오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너도나도 매수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군중사고가 광기를 만들어낸다. 개인으로 존재할 때는 분별 있고 이성적이던 사람이 군중의 일원이 되는 순간 판단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더 높은 지성이 그 앞에 굴복한다. 지식이 많을수록 시장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내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t's different)는 주문에 사로잡히는 것인데 하이먼 민스키는 그 이유로 변위요인과 신용 팽창을 들었다. 획기적인 기술이나 새로운 금융수단이 출현해 사람들의 투기심리를 자극하고 시중에 돈이 넘쳐나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은 시장의 거품을 정당화하고 여기에 동참해야 한다는 확신을 낳는다. 그럴수록 "2 더하기 2는 어떤 일이 있어도 4"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반복해서 외쳐야 하는데 현기증이 날 정도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강세장의 마법에 걸리면 이런 기본적인 사실마저 망각하고 마는 것이다.

강세장은 늘 최후의 순간 엄청난 오버슈팅과 함께 막을 내린다. 마치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쌓아 올리는 벽돌탑처럼 처음에는 아무 문제없이 높이높이 올라가지만 어느 순간 흔들거리고 불안해지다 결국 작은 벽돌 하나에 무너져버리는 것이다. 언뜻 보면 마지막 벽돌 하나가 탑을 무너뜨린 원인인 것 같지만, 실은 그동안 조금씩 쌓여왔던 불안정성이 탑을 쓰러뜨린 것이다.

이렇듯 시장의 거품이 꺼지는 것은 결코 단 하나의 사건 때문이 아니다. 시장이 더 이상의 광기를 버텨내지 못할 때 그 무게에 못 이겨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아, 이건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연초 주식시장을 향해 재를 뿌리려는 게 아니다. 6~7년 전의 부동산시장을 한번 되돌아보라는 말이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투기시장의 강세는 언제든 거품으로 발전할 수 있다. 거품은 일단 형성되면 스스로 생명력을 가진 듯이 커간다. 더 이상 태울 나무가 없어야 꺼지는 장작불처럼 거품도 연료가 다 할 때까지 시장을 광기로 몰아가는 것이다.

소설 '정글북'으로 유명한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의 시 '만약'(If)을 기억한다면, 아니 여기 인용하는 첫 구절만 읊조릴 수 있다면 적어도 시장의 광기에 맞설 수 있는 예방주사 정도는 맞은 셈이 될 것이다.

"만약 모든 이가 이성을 잃고 너를 탓할 때 /냉정을 유지하며 꿋꿋이 버틸 수 있다면 /만약 모든 이가 너를 의심할 때 너 자신을 믿고 /그들의 의심마저 모두 감싸 안을 수 있다면 /만약 기다릴 수 있고, 그 기다림에 지치지 않는다면 /속임을 당하고도 속임으로 답하지 않는다면 /미움을 받고도 미워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리고 너무 착한 척, 너무 현명한 척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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