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해외자산 앞다퉈 매입..北리스크 때문?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 등으로 한국인의 외국자산 매입이 올 들어 크게 증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부동산 컨설팅 투자업체인 '존스 랑 라살'을 인용해 보도했다.

존스 랑 라살은 "한국의 투자자들이 지난 1~5월 매입한 외국자산 규모는 약 50억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업체는 또 "한국에서 이처럼 단기간에 외국자산 매입이 급증한 것은 전대미문이다"며 "대북관계 긴장감이 외국자산 매입을 부추긴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외국자산 매입은 올해 약 1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캐나다와 싱가포르도 앞지르는 수준이다.

한반도의 긴장은 지난 2월 최고조였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부과에 맞서 북한이 3차 핵실험 강행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위협으로 우리나라와 미국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은 언어 도발을 누그러뜨렸지만 국제사회의 핵무기와 미사일 발사 실험 중단 압력은 거절하고 있어 긴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존스 랑 라살은 "아시아 각국의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이후 런던, 뉴욕, 파리 등에서 비교적 안전한 상업 자산에 투자해왔다"며 "투자 규모도 자국의 작은 시장에선 실행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크다"고 지적했다.

이 업체는 "한국의 경우, 국내에선 투자 기회가 희박해졌다"며 "한국 증시는 올 들어 중국과 미국의 부진한 경제지표로 인해 약 10% 하락했다. 미 연준(Fed)의 경기부양책 축소와 중단 계획에 대한 우려감도 증시를 끌어내렸다"고 전했다.

또 정치적 긴장과는 별도로 최근 원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 외국통화 표시 자산 매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업체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미국 시카고 웨스트룹에 위치한 '225 웨스트 바커' 건물을 2억1800만 달러(약 2517억 원)에 인수했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RA자산운용 역시 최근 영국 런던의 글로벌 로펌인 핀센트 메이슨스 소유의 '30 크라운 플레이스' 빌딩을 2억1500만 달러(약 2483억 원)에 사들였다.

우리나라의 외국자산 거래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2009년 국민연금공단이 홍콩상하이은행(HSBC) 런던 본사 건물을 약 12억 달러(약 1조3860억 원)에 인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