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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리자동차, 볼보 인수한 비결은?

[김신회의 터닝포인트]<12>지리, 강력한 협상팀과 장기적인 비전의 힘

김신회의 터닝포인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입력 : 2013.07.29 06:00|조회 : 1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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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적인 기업들이 겪은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일종의 '케이스스터디'라고 해도 좋겠네요. 위기를 황금 같은 기회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중국 저장성 치시에 있는 질리 공장에 인기 모델인 '디하오(帝豪· Emgrand)'가 주차돼 있다./사진=블룸버그
중국 저장성 치시에 있는 질리 공장에 인기 모델인 '디하오(帝豪· Emgrand)'가 주차돼 있다./사진=블룸버그
"세계적인 영화배우가 중국 소작농과 결혼한다?"

중국 최대 민간 자동차회사 지리그룹은 지난 2010년 스웨덴의 볼보를 인수하며 글로벌 자동차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1986년 냉장고 공장에서 출발해 1990년대 말에야 중국 정부로부터 자동차 제조 승인을 얻은 지리가 매출이 20배나 되는 스웨덴의 자동차 공룡 볼보를 손에 넣은 것이었다.

지리의 창업자인 리슈푸 회장이 지리를 중국 소작농에, 볼보를 세계적인 영화배우에 빗댄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는 둘의 결합이 가능했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기회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2008년 불거진 금융위기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를 파산으로 몰고 갔고, 볼보를 소유하고 있던 포드 역시 자금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해 더 강력한 브랜드와 기술이 필요했던 지리에는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지리가 볼보를 인수한 것은 금융위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 배경에는 치밀한 전략이 있었다.

리 회장의 말대로 지리와 볼보의 결합은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포드와 볼보는 물론 지리 내부에서도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리 회장이 2007년 포드 본사에 볼보를 인수하고 싶다며 처음 편지를 보냈을 때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이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만난 포드 임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리 회장은 흔들리지 않고 인수팀부터 꾸렸다. 기업 M&A(인수합병)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미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볼보 자산 평가를 비롯한 업무 전반을 맡기고, 프레시필드와 딜로이트투시토마츠 등 실력 있는 로펌과 회계 법인을 끌어들였다. 당시 피아트 중국 법인 부사장으로 있던 프리먼 셴도 볼보 인수팀에 합류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 자동차업계에서 두루 경력을 쌓아 볼보와 포드를 함께 공략할 수 있었다.

인수팀은 몇 가지 확고한 전략 아래 움직였다. 첫째는 치밀한 연락선을 만드는 일이었다. 일례로 리 회장은 2009년에도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찾아 포드와 접촉했다. 당시 포드의 한 고위 임원은 그에게 볼보를 팔기로 결정하면 바로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급기야 포드는 같은 해 4월 볼보의 데이터베이스를 지리에 공개했다. 이 자료는 인수 협상 과정에서 큰 힘이 됐다.

지리는 규제당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를 상대로 볼보를 인수하는 게 중국 자동차산업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설명하며 지지를 구했다.

지리는 포드와 볼보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볼보의 자동차 생산은 변함없이 스웨덴과 벨기에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안전과 효율을 중시하는 볼보의 문화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적재산권 문제에는 신중하게 접근했다. 지리와 볼보의 M&A 협상은 2009년 말쯤 거의 마무리됐지만, 지적재산권 분야에 대한 협상은 양사가 합의서에 서명한 2010년 7월 말까지 계속됐다. 지리가 볼보로부터 기술력을 흡수하는데 집중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리와 포드는 결국 2010년 8월2일 마라톤협상 끝에 최종 합의안에 서명했다. 지리가 15억달러(약 1조6672억원)에 볼보를 손에 넣는 순간이었다.

지리가 볼보를 품에 안을 수 있게 된 데는 무엇보다 강력한 인수팀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포드와 볼보, 규제당국 등 이해당사자들을 상대로 지리가 볼보를 인수하는 게 세계 자동차산업에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설득시켰다.

리 회장의 장기적인 비전도 주효했다. 지리가 처음 볼보를 인수하기로 맘먹은 것은 포드가 볼보 매각 결정을 내리기 한참 전의 일이다. 지리가 금융위기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도 이미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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