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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불륜, 난 로맨스', 이중 잣대의 문체부

[컬처 에세이]'공익사업적립금' 정식 예산 편입에 적극 나서야

컬처 에세이 머니투데이 박창욱 선임기자 |입력 : 2013.10.1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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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문체부 장관<br />
/사진=머니투데이 DB
유진룡 문체부 장관
/사진=머니투데이 DB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문화재정 개혁에도 나섰다. 특히 유진룡 문체부 장관이 이미 수차례 강조했던 것처럼 지나치게 많은 지역 사업을 줄이는 데 착수했다.

당장 내년부터 불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사업계획이 부실한 294개 지역사업을 축소해 27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머물지 않고 내후년까지 현재 1600여 개에 달하는 지역사업을 1000개선까지 줄인다는 게 문체부의 방침이다.

조현재 문체부 1차관은 최근 예산안 설명 브리핑에서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이른바 '쪽지 예산'으로 지역사업이 끼어 들어오면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관리를 위해 심의 막판에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지역사업을 끼워 넣는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문화융성'을 위한 문화 재정의 확대 이전에 문화 재정의 효율성부터 높여야겠다는 이런 문체부의 의지는 당연히 국민적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문화 재정을 사용하는 데 있어 제대로 된 심의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문체부가 정작 자신들은 국회 심의 없이 매년 수 백 억 원 대의 '공익사업 적립금'을 쓰고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이런 이중적인 행태는 문체부의 문화재정 개혁 의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공익사업적립금은 스포츠토토와 경륜·경정 등 사행산업 수익금에서 일정 비율을 떼 사회공헌사업에 사용하는 돈이다. 그런데 그 용처에 대해 국회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 이른바 '장관의 쌈짓돈'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와 함께 모든 세입을 예산에 넣어야 한다는 '국가재정법'을 위반한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더구나 문체부는 올해 공익사업적립금 신청사업 161건 중 단 1건만 홈페이지에 내용을 공개하고, 나머지는 예외 규정을 핑계로 공개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이런 저런 비판이 이어지자 적립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공익사업적립금 규모만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회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문체부는 정작 자신들의 잘못된 방식은 고칠 마음이 별로 없는 듯하다. 시행령을 통해 규모를 줄일 순 없어도 공익사업적립금 자체를 폐지하려는 뜻이 별로 없어 보인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폐지를 위해선 국회에서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발의해도 되지 않느냐"는 반문에는 "이미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법 개정안은 이미 다른 상임위원회로 옮긴 의원이 발의한 것이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소속되지도 않은 의원이 발의한 법 개정안이 제대로 논의될 확률은 매우 낮다. 다시 말해 문체부 스스로 공익사업적립금을 정식 예산으로 편입할 의지는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 문학가 조지 맥도널드는 "신뢰받는 것이 사랑받는 것보다 더 가치 있다"고 했다. 이는 정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정부가 일관된 태도를 가질 때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신뢰를 받을 때 추진하는 정책에도 힘이 실린다. 문체부 관계자들에게선 '힘 없는 부처'라는 푸념이 종종 나오는데, 절대 그럴 일만은 아니다. 진짜 권력은 신뢰에서 나오는 법이다. 신뢰를 받을 때 하는 일에도 속도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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