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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京의 스모그 공포···올 겨울이 걱정 되네

송기용의 北京日記

송기용의 北京日記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 |입력 : 2013.10.10 16:27|조회 : 6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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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약 냄새가 나는 것 같지 않아?" "설마? 방역하는 것도 아닌데, 공기에서 소독약 냄새가 날까." "아니야! 진짜라니까···" 중국 국경절(國慶節) 황금연휴가 끝나가는 지난 6일, 아내와 모처럼 나들이 길에서 나눈 대화다.

스모그가 극심했던 지난 6일 베이징과 톈진(天津) 등 중국 수도권에서는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워 일부 공항과 고속도로가 폐쇄됐다/사진=웨이보
스모그가 극심했던 지난 6일 베이징과 톈진(天津) 등 중국 수도권에서는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워 일부 공항과 고속도로가 폐쇄됐다/사진=웨이보
매년 10월1일, 건국기념일을 기념해 일주일간 휴일로 지정된 국경절은 춘절, 노동절과 함께 3대 황금주(黃金周)로 중국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명절이다. 관광당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도 국경절 연휴기간동안 3124만 명의 중국인이 자국내 125개 주요 관광지를 찾았고, 8700억 위안(한화 153조원)을 소비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이번 추석에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논란이 최대 관심사였다는데, 중국 특히 베이징(北京)에서는 스모그가 단연 화제였다. 연휴 직전부터 시작된 스모그가 일주일 내내 이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년 중 날씨가 가장 좋다는 10월에, 그것도 스모그의 주범으로 알려진 석탄난방이 사용되기도 전에 허를 찔리자 웬만한 오염에는 이골이 났다는 이곳 사람들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연휴가 끝나고 만난 한국 교민과 베이징 시민들은 지독했던 스모그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허베이(河北)성으로 등산을 다녀온 한 교민은 "짙은 스모그로 주변 경치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베이징에서 수 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스모그가 그렇게 심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은 6일 귀경길에 올랐던 여행객들이다. 스모그가 가장 심해 '황색경보'가 발령됐던 이날은 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25㎍/㎥) 보다 16배나 높은 400㎍/㎥를 기록했다. 낮에도 한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스모그로 베이징, 톈진(天津)을 포함한 화베이(華北) 지역 30여 곳의 고속도로가 폐쇄됐다.

가뜩이나 소비 활성화 차원에서 고속도로를 무료로 개방한데다 스모그까지 맹위를 떨치는 바람에 곳곳에서 차량 정체 구간이 수 십 킬로미터에 달했다. 주차장으로 변한 고속도로에 몇 시간을 갇혀 있던 시민들의 불만은 대단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글이 빗발쳤다.

비교적 맑은 공기 속에 사는 한국인들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베이징 사람들의 스모그에 대한 공포는 대단하다. 이번 연휴 기간 중 베이징의 대기오염지수는 5급으로 측정됐는데, 병약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도 악영향을 받는 최악의 수준이다. 게다가 중국의 스모그에는 납과 카드뮴, 비소 등 맹독성 중금속이 함유돼 있어서 더욱 치명적이다.

조사가 안됐는지, 사실을 은폐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스모그의 영향을 공식 집계·발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 암학회는 스모그의 주성분인 초미세먼지가 1㎥당 10㎍ 증가할 때마다 사망률이 7%, 심혈관·호흡기 질환 사망률이 12%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베이징 등 중국 북부 주민들의 평균 기대수명이 남부 주민보다 5.5년 낮다는 연구결과(매사추세츠공과대(MIT)-칭화대 공동연구)도 있다.

중국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공개한 '대기오기오염 방지 및 개선 행동계획'에서 화력발전소를 천연가스 발전소로 바꾸고, 소형 석탄 보일러 폐쇄 및 노후차량 폐차 등의 종합 대책을 내놨다. 2017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25% 감축키로 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관련 기관과 공무원을 문책하기로 했다. 베이징시도 국경절 스모그 파동 직후에 당장 연말부터 '홀짝제' 차량운행을 도입키로 하는 등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총 1조7500억 위안(약 315조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당국 발표에도 큰 신뢰감을 보내지 않는 눈치다. 베이징이 기본적으로 강우량이 적은 분지인데다 노후차량 등 오염배출 요인이 많기도 하지만 과거 수차례 발표했던 대책 역시 공염불에 그쳤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겨울이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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