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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메이저리그와 투자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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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칼럼]메이저리그와 투자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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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태 경제칼럼니스트
  • 2013.11.1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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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의미를 찾아서 <44>

직장인들 사이에서 '야동'이 야구동영상의 줄임말로 쓰일 정도로 올해는 야구 열기가 유난히 뜨거웠다. 류현진 선수 덕분에 인터넷으로 메이저리그 경기를 열심히 시청한 사람이 많았을 텐데 야구중계를 보면서 뭔가 주식투자와의 유사성을 떠올린 분이 꽤 있었을 것이다.

[박정태 칼럼]메이저리그와 투자의 세계

 사실 야구만큼 투자의 세계와 비슷한 프로스포츠 경기도 없다. 이 칼럼에서도 다룬 적 있는 마이클 루이스의 '머니볼'은 2003년에 출간되자마자 월가에서 최고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지만 투자자들이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가르침을 얻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 전부터의 일이다.

 '요기즘'(Yogiisms)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포수 요기 베라가 남긴 촌절살인의 경구들이 대표적인데 "가만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말은 월가의 격언으로 통할 정도다. 워런 버핏이 자주 인용하는 이 말은 섣불리 달려들지 말고 신중하게 꼼꼼히 조사하고 관찰한 다음 투자하라는 의미로, 선수시절 어지간해서는 삼진 아웃을 당하지 않은 요기 베라의 성공비결을 잘 말해준다. 이밖에도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든가 "갈림길을 만나면 주저하지 말고 선택하라", 그리고 "패배는 겸손을 가르쳐준다" 같은 요기 베라의 어록은 하나같이 투자자들도 새겨들을 만한 정곡을 찌르는 경구다.

 메이저리그 경기가 주식투자와 비슷한 대목은 여러 면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아무리 강한 팀도 승률 70%를 넘지 못한다. 승률이 60%만 넘어도 사실 대단한 강팀으로 꼽힌다. 올해 월드시리즈 패권을 다툰 보스턴 레드삭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정규리그 승률은 똑같이 59.9%에 불과했다. 이처럼 강팀도 10번 가운데 4번은패하고 약팀도 3번 중에 1번은 이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강팀이 더 많이 이기고 약팀은 더 많이 진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자의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결과가 수치로 나타난다. 타자는 타율과 출루율, 타점과 홈런으로, 투수는 승수와 방어율, 피안타율로 모든 걸 말한다. 경기장 밖에서의 매너나 인간성, 피부색 같은 비계량적인 요인은 어디까지나 고려사항일 뿐 성적과는 관계없다.

 메이저리그 역시 경쟁이 치열한 곳이지만 성적이 좋으면 엄청난 보상이 따른다. 그러나 주식투자와 마찬가지로 한 번 성공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둬야 한다. 한 경기에서 9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친 반짝 스타보다 한해 내내 162경기를 꾸준히 뛴 선수가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와 주식투자의 유사성은 무엇보다 아무도 미래를 내다볼 수 없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래도 해나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게 야구선수와 주식투자자의 숙명이라는 점도 같다.

 마지막으로 두 세계의 공통점을 하나만 더 꼽자면 누구에게나 슬럼프가 찾아온다는 점이다. 요기 베라는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더 열심히 훈련하며 행운이 다시 찾아오기를 기다렸다고 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주식투자자라면 누구나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주가 하락과 손실을 아무런 불평 없이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주식투자는 야구와 달리 따분하고 지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듯한 흥분이 느껴진다면 차라리 주식투자를 그만두는 게 낫다. 투자는 절대로 흥미진진한 게임이 아니다. 아주 냉정하게 조용히 해나가야 한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로 '투자의 네 기둥'을 쓴 윌리엄 번스타인은 "투자가 오락 같고 재미 있다면 당신은 돈을 벌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투자오락이론'으로 이름 붙였는데 투자에서 짜릿한 스릴을 맛보는 만큼 그 대가로 수익률은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월드시리즈까지 끝나고 뜨거웠던 야구열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내년에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겨울에 열심히 훈련하고 팀을 재구성해야 한다. 진짜 승부는 떠들썩한 경기장에서가 아니라 조용한 훈련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의 세계가 그런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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