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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하나금융 김정태회장의 '칼'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더벨대표 |입력 : 2014.04.07 05:42|조회 : 1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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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모지검(吹毛之劍)’이라는 말이 있다. 머리카락 한 올을 칼날 위에 올려놓고 입으로 훅 불면 머리카락이 잘려 나가는 예리한 칼을 의미한다. 중생의 고뇌를 끊어내는 ‘절대의 금강지검’, 또는 ‘참지혜의 반야검’을 이르는 말로도 사용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취모의 검’을 휘둘렀다. 지난달 초 그는 하나금융의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사람들이 “평소 부드럽기만 했던 그가 가슴 깊숙한 곳에 그렇게 날카로운 칼을 숨겨뒀는지 미처 몰랐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 그의 칼이 ‘취모의 검’임에 틀림없다.

그 날카로운 칼날에 차기 하나금융 회장 후보로까지 회자되던 하나금융지주 사장과 외환은행장이 물러났고, 하나대투증권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사장도 자리를 떠야했다. 금융지주 임원들과 사외이사들 역시 대거 퇴진했다. 이미 예정된 일이긴 했지만 김승유 전 회장도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하나금융은 김승유 전 회장 퇴진 2년 만에 마침내 ‘김정태 체제’로 바뀌었다. 회장의 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지주사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를 줬다. 지주 사장자리를 없앴고, 이사회는 사내인사 중 김정태 회장만 들어가는 구조로 바꿨다.

김정태 회장이 칼을 빼든 것은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에 대한 고뇌에다 통합과 시너지에 대한 절박함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무려 4조원을 들여 외환은행을 인수 합병하고도 지난해 순익은 1조원에도 못미쳐 고만고만한 중규모의 금융그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라이벌로 생각했던 신한금융과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하다못해 1등이라고 자부했던 WM(자산관리) 및 프라이빗뱅킹(PB) 부문까지 신한은행에 추월당했다. 특히 ‘5년간독립경영 보장’ 약속에 발목이 잡혀 외환은행과의 통합작업은 2년이 지났지만 제 자리 걸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로 다가오고 있다. 갈 길은 너무 먼데 남은 시간은 없고, 김 회장은 칼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 김승유 전 회장과의 결별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일을 하더라도 결단을 내려야 할 만큼 상황은 절박했다.

‘홀로서기’의 승부수를 띄운 김정태 회장의 첫 번째 과제는 계열사들의 실적 회복이고, 다음은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부문 합병 등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시너지를 높이는 일이다. 지난 1월 비전 선포식에서 밝혔던 글로벌화 전략도 더 없이 중요하다.

이런 목표들이 나름 성과를 낸다면 김정태 회장은 내년 3월 유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실적으로 대안도 없다. 잠재적 경쟁자들을 한 칼에 모두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국에 의한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김종준 하나은행장에 대한 중징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더욱 그렇다.

하나금융의 ‘김정태 체제’는 전임 김승유 회장 때처럼 오래 갈 수도 있다. 1952년생인 그가 회장 연령 제한에 걸리는 70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지배구조의 안정은 하나금융에도 긍정적이다.

그럼 문제는 없는가. ‘벽암록’ 마지막 장에는 ‘취모의 검’ 얘기가 나온다. ‘사람마다 있는 취모의 검이 무엇인지’ 제자가 묻자 스승은 답한다. “산호 가지마다 달이 걸려 있구나.” 선문답을 해석하자면 이렇단다. “빼어난 솜씨는 오히려 서툰 법, 석가도 달마도 어찌할 수 없고 너 스스로 갈고 닦을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은 김정태 회장 자신한테 달렸다. 그가 지닌 ‘반야의 지혜’가 궁금하다. 김회장이 하나금융을 살리는 지혜를 발휘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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