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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양상문 감독과 LG 그리고 ‘맨유의 교훈’

장윤호의 체인지업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입력 : 2014.05.17 06:30|조회 : 8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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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양상문 감독. /사진=OSEN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 /사진=OSEN
세계 프로축구 최고의 무대인 영국의 프리미어리그(EPL)가 11일 38라운드를 끝으로 2013-14 시즌을 마쳤다.

우승의 영광은 막판까지 뜨거운 경쟁을 펼쳐 결국 리버풀과 첼시를 제쳐버린 맨시티가 차지했다. 맨시티의 감독은 마누엘 페예그리니(61)이다. 그는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말라가 CF의 감독을 거쳐 지난 해 6월 처음으로 EPL 팀의 사령탑을 맡아 첫 시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자신이 검증된 지도자임을 과시했다.

글쓴이는 맨시티가 시즌 초반 전체 20팀 가운데 8위까지 처져 고비를 맞는 것을 지켜보며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혔음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중반전 12경기에서 11승1무를 기록하며 치고 올라오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은 맨시티 사상 첫 ‘비(非)유럽’ 출신 사령탑으로 남미(南美) 칠레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 1부 리그, 리버 플라테 감독 등을 거쳤다. 맨시티는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져 첫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박지성의 활약으로 한 때는 현재 메이저리그의 LA 다저스와 마찬가지로 우리 국민의 사랑과 성원을 받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겨우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19승7무12패로 20승을 거두지 못하며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처음 3위 밑으로 떨어졌다. 내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언제나 우승 후보에 최강의 팀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겨우 중위권의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도대체 맨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맨유도 지난 해 7월1일 같은 EPL에 속한 에버턴 FC 출신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영입해 우승에 도전했다. 무려 27년간 맨유를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통산 13차례 우승을 차지한 알렉스 퍼거슨(73) 감독의 후임이 50세를 갓 넘긴 데이비드 모예스(51) 감독이었다.

맨유는 그와 6년 계약을 해주면서 팀의 미래를 맡겼다. 그러나 모예스감독은 한 시즌도 마치지 못하고 겨우 9개월21일 만인 4월22일 전격 경질됐다. 시즌 종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놀라웠고 감독 대행으로 맨유의 미드필더인 베테랑 현역 선수, 라이언 긱스(41)가 임명돼 더욱 흥미로웠다.

그러나 성적은 같은 7위로 마감됐다. 특히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전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목한 후계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라이언 긱스, 데이비드 베컴을 발탁해 대 선수로 성장시킨 퍼거슨 감독도 명장을 알아보는 눈은 부족한 모양이다.

2014 한국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개막 첫 달인 4월23일, 팀이 겨우 18경기를 한 시점에서 자진 사퇴한 LG 김기태 감독의 후임이 11일 양상문 전 롯데감독, MBC 플러스 해설위원으로 결정됐다.

부산고 고려대 출신으로 프로에서는 롯데 청보 태평양에서 두뇌파 왼손 투수로 이름을 떨친 그는 2004-2005시즌 롯데 감독에 이어 9년 만에 LG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조계현 수석코치가 임시로 팀을 이끌었으나 여전히 10승1무23패로 최하위에서 양상문 감독은 LG 사령탑이 됐는데 첫 상대가 2005시즌 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재계약에 실패했던 롯데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LG 트윈스 구단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김기태 감독의 사퇴 이후 우여곡절 끝에 초 단기인 19일 만에 신임 감독을 결정했다.

감독 대행이 아닌 향후 3년 6개월을 함께 할 사령탑이다. 기업이나 조직은 리더의 건강 이상 등 비상 사태가 발생할 경우 곧 바로 대행을 맡을 수 있는 후보자를 내정해놓고 있다. 그리고 일정 기간을 가지고 정식 후임을 맡길 지도자를 물색하거나 준비를 시킨다. 이른바 ‘승계 계획(succession plan)’이다.

LG는 올해까지 계약돼 있는 김기태 감독에 대한 ‘승계 계획’을 수립해 놓지 않은 백지상태로 시작해 시즌 중인 현 시점에서는 최선의 지도자로 평가 받는 양상문 감독을 ‘LTE급’ 스피드로 찾아냈다.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퍼거슨 감독의 추천까지 받은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선임하고도 실패를 맛보았다. 베스트 일레븐은 사실상 그대로였고 단지 감독만이 바뀌었는데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감독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한 시즌에 감독이 거둘 수 있는 승수가 5승이 채 안 되고 심지어는 2~3승에 불과하다고 과소평가하는데 비록 종목은 다르지만 맨유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LG는 양상문 감독을 선택했다. 양상문 감독은 성적과 팀 재건을 동시에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LG는 재건이 필요한 팀은 아니다. 김기태 감독 시절인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2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당연히 올 시즌에도 성적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고 한편으로는 LG 구단이 빠르게 후임 감독을 결정한 것이 시즌 초반이어서 EPL의 맨시티처럼 우승은 못하더라도 4강은 노려 볼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시즌 초반 느닷없이 위기의 팀을 맡게 된 양상문 감독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LG 트윈스라는 배에 올라타는 ‘승선(乘船, on boarding) 기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스스로 급하면 실패한다. 맨유에서 해고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의 그림자를 빨리 없애고 자신의 색을 입히려다가 실패한 경우이다.

시즌이 개막하고 감독이 스스로 떠나버린 뒤 프로 스포츠 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신임 감독을 선임한 LG가 올 시즌을 어떤 성적으로 마감할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새 감독이 팀의 한 시즌 성적을 우승(맨시티)과 7위(맨유)로 갈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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