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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데드' 건설업계 '죽거나 혹은 뭉치거나?'

[임상연의 리얼톡(Realtalk)]

임상연의 리얼톡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입력 : 2014.07.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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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데드' 건설업계 '죽거나 혹은 뭉치거나?'
"살아있는 시체 '좀비'들에게 포위된 감옥, 그 위험한 안식처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죽이는 사람들."

미국 AMC가 지난해 방영한 '워킹데드'(The Walking Dead) 시즌4의 플롯이다. 2010년 시즌1으로 전 세계적인 좀비 열풍을 일으킨 이 드라마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새로운 미드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는 식상해진 '좀비'란 소재에도 워킹데드가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여느 좀비물과 달리 '공포'가 아닌 '인간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이 미드에서 좀비는 인간심리를 깊이 있게 묘사하기 위한 볼거리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

좀비로 변한 가족과 연인, 동료, 이웃들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얼마 남지 않은 인간들은 살기 위해 뭉치지만 또 살기 위해 서로 죽이는 일을 반복한다. 이처럼 생존을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선과 악의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게 이 미드의 매력이다.

최근 건설업계가 처한 상황을 보면 '워킹데드'의 실사판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우선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좀비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 그렇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0대 건설기업 중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에 들어간 곳은 이미 19개사에 달한다.

한번 좀비가 되면 정상으로 돌아오기 어렵다는 점도 비슷하다. 벽산건설 성원건설 등은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스스로 파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동산 경기침체속에 정부마저 SOC(사회간접자본) 등의 예산을 줄이면서 줄도산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모습도 똑같다. 현재 100대 건설기업 중 46개사는 4대강 사업 등 공공공사 입찰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43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폭탄을 맞은 상태다.

게다가 발주처들까지 이들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과 입찰제한조치에 나서면서 좀비기업들이 대거 양산되는 게 아니냐란 우려가 나온다.

사실 건설업계의 공공공사 입찰담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입찰을 앞두고 담당자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일쯤은 당연한 일처럼 여겨진다. 그렇다면 이 같은 관행이 자리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기업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입낙찰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역 및 업체간 안배에 치중한 마구잡이 동시발주, 제살깎기 가격경쟁만 부추기는 최저가낙찰제,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지 못하는 예정가격 등 현행 입·낙찰제도의 구조적 문제점이 담합을 유인,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지적하면 일부에선 "공공공사를 수주하지 않으면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왜 부당행위를 하면서까지 공공공사에 목 메냐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수주산업인 건설업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흔히 건설산업은 자전거에 비유된다. 바퀴 페달이 멈추면 자전거가 넘어지듯이 한시라도 수주를 멈추면 무너지는 게 건설기업이다.

특히 국내 건설업은 공공부문 의존도가 매우 높다. 최근들어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건설수주액에서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는다. 해외 경쟁력을 갖춘 몇 안되는 대형사를 제외하곤 공공부문을 떼고는 생존을 말하기 힘든 구조다. 제도 개선없이는 입찰담합 관행을 뿌리 뽑기 어려운 이유다.

건설업계의 좀비화는 개별 건설기업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건설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 고용창출 및 경기진작 효과가 큰 산업이다. 영향이 큰 만큼 좀비 바이러스의 전이속도도 빨라 자칫 경제 곳곳이 좀비화되는 최악의 사태를 불러 올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정부가 하루빨리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확대와 함께 입·낙찰제도 개선 등 백신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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