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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프로야구 심판 ‘기계와의 전쟁’ 시작

장윤호의 체인지업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입력 : 2014.07.26 09:01|조회 : 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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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가 시즌중에 갑자기 비디오판독을 시행키로했다./사진=OSEN
한국 프로야구가 시즌중에 갑자기 비디오판독을 시행키로했다./사진=OSEN

‘기계와의 전쟁’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 궁금하다. 등 떠밀려 갑자기 ‘전쟁’은 아니더라도 기계와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고양원더스 김성근 감독은 “몇 십 년 후 야구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프로야구가 겨우 몇 개월 논의해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다고 해서 따라서 하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심판들이 반성하고 연구하면 버텨주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프로야구도 2014시즌 후반기부터 공식적으로 비디오 판독 시대를 열었다. 정식 명칭은 ‘심판 합의 판정제’이지만 사실상 사람인 심판이 하는 판정의 고유 영역을 ‘비디오 리플레이’에 맡겨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2014 프로야구 후반기 처음으로 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마틴 스쿨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교
수가 지난 해 발표한 ‘고용의 미래: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화)에 얼마나 민감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 경기 심판’은 0.98의 가능성으로 사실상 2위에 랭크돼 있다. ‘미래에 어떤 직업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을까’가 주제인데 1에 가까울수록 사라질 위험이 높다는 것으로 ‘텔레마케터’ ‘화물 창고 관련 업무 종사자’ ‘시계 수선공’이 0.99로 공동 1위였고 그 뒤를 ‘스포츠 경기 심판이 이었다. 자동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프로야구가 시즌 중에 갑자기 ‘비디오 판독’을 도입한 배경에는 중계 방송사의 이른바 ‘슬로 비디오’의 반복이 존재한다. 그리고 심판들의 오심이 계속됐을 때 모 방송사 PD가 ‘중계 방송 화면을 활용하면 비디오 판독을 바로 할 수 있는데 왜 서둘러 도입을 안 할까’라는 주장이 한 몫 거들었다.

심판들은 올시즌 전반기 내내 아웃, 세이프,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현미경’을 들이댈 정도가 되자 수능고사를 보듯 쪼그라들게 됐다. 전반기 심각한 타고투저 현상에는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도 크게 작용했다. 타자들은 한 가운데 들어오는 스트라이크만 노리면 됐기 때문이다.

전반기 마지막 날 경기였던 16일 삼성-LG전 6회 말 느닷없이 나온 LG 박경수의 홈 스틸 상황을 보자. 구심은 세이프를 선언했고 삼성 류중일 감독은 판정에 대해 항의하러 나왔다.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는 리플레이를 계속 보여줬다. ‘다행히(?)’ 화면상으로는 세이프 판정이 맞는 것 같았다.

후반기부터 이 상황은 비디오 판독 영역이 됐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각 구단 프런트에 비디오 판독 전담 요원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프로야구 중계 화면을 주시하면서 아웃 세이프 등을 면밀히 보고 있다가 오심 가능성이 높으면 감독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구하라, 아니면 하지 말라’는 사인을 보내는 것이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가 심판의 판정이 맞는 것으로 결정 나면 경기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시즌 처음으로 비디오 판독 영역을 확대한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박경수의 홈 스틸을 놓고 삼성 류중일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면 경기는 멈춰 선다. 심판들은 중계 방송사에 리플레이를 요청해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최종 판정을 해야 한다. 방송사는 현장 중계 대신 리플레이를 경기 감독관과 심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한국프로야구계가 비용 등의 이유로 독자적인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방송 중계 화면에 의존하게 됐다. 방송사의 부담도 커졌다. 만약 리플레이 화면을 제대로 잡아 내지 못하면 팬들의 비난도 방송사에 집중될 수 있고 경쟁사들과의 비교를 당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야구가 기계에 구조 요청을 하고 기계가 보여주는 화면으로 최종 판정하는 시대가 됐다. 비디오 판독을 위해 경기가 중단되면 관중들의 몰입도는 떨어진다. 경기 흐름이 끊기고 경기 시간도 길어진다. 방송사의 중계 화면을 이용해야 하기에 메이저리그 방식보다 더 시간이 걸린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비디오 판독을 했을 때 만약 심판의 오심으로 결론이 내려지면 그 심판은 ‘문제 심판’으로 낙인이 찍힐 수 밖에 없다. 국무총리 장관 후보처럼 팬들에게 ‘청문회’를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심판 생활 내내 오심을 몇 번이나 한 심판 꼬리표를 달고 다니게 된다. 사람인 심판이 이제 ‘기계’와 비교을 당해야 하는 형편이 됐다.

2014 한국프로야구 후반기는 최초로 10구단 시대가 열리는 2015 프로야구를 내다 볼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프로야구가 질적으로 성장해야 하고, 아울러 비디오 판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10구단 체제를 밀고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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