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이면 더 야해지는 모바일 쇼핑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모바일 11번가 화면 캡쳐

#직장인 한준모(29·가명)씨는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여름휴가를 앞두고 여자친구에게 선물할 비키니를 샀다. 부모님과 한 집에 살다보니 집에 있는 PC에서 마음 놓고 비키니를 둘러보는 게 영 불편했기 때문이다. 비키니를 사는 김에 한 씨는 란제리 할인 코너에 접속해 섹시한 속옷도 추가 구매했다.

최근 모바일 쇼핑이 더 은밀해지고 있다. 특히 심야시간대에 스마트폰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이 여성용 비키니와 란제리는 물론 콘돔 등 성인용품까지 이른바 '19금 상품'의 주요 구입 통로 이용되고 있다.

16일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여름휴가를 앞둔 올 6~7월 여성용 란제리 등 성인인증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속옷의 모바일 매출 비중이 54%로 일반 의류보다 8% 정도 높았다. 섹시 팬티나 망사 스타킹 같은 이벤트용 섹시 속옷의 매출은 지난달에만 전년 동기대비 75%나 늘었다.

특히 모바일11번가 내 시간대별 속옷 매출을 분석한 결과, 밤 9시부터 자정까지의 속옷 판매량 비중이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속옷뿐 아니라 콘돔과 성인젤 등 성인용품의 모바일 비중이 38%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수준.

이러한 은밀한 쇼핑은 심야시간대 주로 이뤄졌다. 옥션에서는 최근 한달간 오후 10시에서 새벽2시 사이 심야시간에 성인용품 매출비중이 21.2%에 달했고 언더웨어(20%)와 클럽의상(13.9%) 등의 매출 비중도 급증했다. 모바일11번가에서도 밤 9시부터 자정까지의 속옷 판매량 비중이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모바일을 통해 은밀한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 가운데 남성의 비중이 높은 것도 특이점이다. 남성의 경우 PC에서 속옷을 구매하는 경우는 10%에 불과했지만 모바일에서는 약 3배 높은 35%에 달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속옷 쇼핑의 경우 커다란 모니터 화면보다는 작은 스마트폰이 다른 이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맘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통로"라며 "최근엔 연인에게 줄 선물로 속옷을 구매하는 남성들도 늘어 개인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모바일 쇼핑이 더욱 선호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