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지하차도 싱크홀·동공 결국 지하철공사 '탓'

서울시가 지난 18일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힌 송파구 석촌동 석촌지하차도 하부의 5개 동공 가운데 한 곳. /사진=뉴스1

최근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 발생한 '도로함몰'과 주변에서 발견된 '동공'(빈 공간) 원인은 지하차도 하부를 지나는 지하철 9호선 3단계 쉴드터널공사가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송파구의 지질이 연약한 특성이 있음에도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쉴드터널공법과 관련해 발생되는 토사량 관리와 지반보강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게 서울시의 지적이다.


서울시는 28일 내놓은 '도로함몰 원인조사·특별관리 대책'을 통해 지난 14일 민간조사위원회(조사위)가 추정 원인을 쉴드터널공법으로 제시하면서 동공이 발생한 지하철 919공구를 비롯해 같은 공법으로 공사 중인 충적층 전 구간(807m)에 대해 시추조사(26개소)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이 공구를 제외한 쉴드공법으로 공사 중인 다른 곳은 동공 등 이상징후없이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쉴드공법은 기계화 터널굴착공법으로 원통형 강재(Shield)를 회전시켜 토사 및 암반을 자르고 굴진(굴 모양으로 땅을 수평으로 파 들어감)하며 잘게 부순 토사와 파쇄암 덩어리를 반출하는 기술이다.

조사위에 따르면 송파구의 경우 과거 한강과 근접해 있어 무너져 내리기 쉬운 모래·자갈의 연약지층이 형성됐다.


특히 지하차도로 인해 다른 구간(12~20m)에 비해 상부 지층의 두께가 약 7~8m로 낮아 무너질 위험성이 높다. 하지만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이 공법에서 가장 중요한 발생 토사량 관리와 지반보강 부분에서 미흡했다는 게 조사위 설명이다.

석촌지하차도 지하 동공 발생의 근원으로 떠올라 논란이 됐던 '수평 그라우팅'(틈새 메우기)도 지반보강에 적절한 공법이 아니었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조사위는 "지하차도에 많은 구멍을 뚫어야 하는 제약조건 때문에 지상에서 수직으로 구멍을 뚫고 채움재를 주입하는 일반적인 지상에서의 지반보강이 어려워 터널 내부에서 수평방향으로 해야 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공사에서 수평 그라우팅을 처음 적용했다.

조사위는 동공발생 위치를 분석한 결과 충적층 내 장시간 굴착기가 멈춘 위치 인근에서 대규모 동공이 다수 발생했고 시공이 완료된 터널 바로 위를 따라 연속 동공이 발생됐다고 밝혔다.

조사위와 삼성물산에 따르면 2013년 10월 석촌지하차도 지하에서 흙과 바위를 부수던 '커터'가 마모돼 새것으로 교체하던 과정에서 터널을 뚫던 굴착기가 작동을 4개월이나 멈췄다.

멈췄던 부근에서 동공이 대규모 발생한 것. 굴착기가 멈췄던 이유가 '그라우팅' 공법 선택에 있어 삼설물산과 시 기관인 동부도로사업소의 이견 때문인 것으로 확인, 앞으로 이에 대한 책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석촌지하차도에선 이달에만 7개의 동공이 나왔고 이 중 크기가 확인된 동공의 길이를 합치면 약 107ｍ에 달한다. 조사위 관계자는 "동공 발생의 또 다른 원인으로 추정됐던 제2롯데월드, 광역 상·하수도관 등은 그 영향을 조사했으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