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5연패 실패'.. 허무하게 막 내린 '삼성 왕조'

삼성이 5년 연속 통합 우승에 실패했다. 2010년대를 지배했던 '삼성 왕조'도 막을 내렸다.

삼성 라이온즈는 31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5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13으로 패배했다. 지난 1차전에서 역전승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던 삼성은 이후 내리 4연패하며 두산의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다수의 야구 팬들과 전문가들은 삼성이 올해에도 강호로 군림할 것이라 전망했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빛나는 탄탄한 전력, 그리고 류중일 감독의 선수 장악력과 프런트와의 유기적인 관계에 대해 의문부호를 다는 이는 많지 않았다.

특히, 시즌을 앞두고 FA 배영수와 권혁이 한화로 이적했지만, 안지만과 윤성환은 잔류했다. 그렇지만 임창용을 비롯해 FA로 잔류한 안지만과 윤성환이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으며 한국시리즈에서 뛰지 못했다. 삼성으로서는 이 셋의 결장이 가장 치명적이었다. 밴덴헐크 역시 소프트뱅크로 이적했지만, 피가로와 클로이드가 각각 13승과 11승을 책임졌다. 진갑용이 시즌 도중 은퇴를 선언했지만, 임창용은 마무리 투수로 삼성의 뒷문을 책임졌다.

공격력은 여전히 막강했다. 외국인 타자 나바로는 올 시즌에도 삼성에 잔류하며 48개의 홈런을 기록, 여전한 건재함을 과시했다. 또 이승엽,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박한이 등 8명의 타자들이 3할 이상의 타율을 올렸다. 결국 올 시즌에도 투타의 조화를 자랑한 삼성은 88승 56패 승률 0.611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1년 이후 5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5년 연속 통합 우승에는 실패했다.




'왕조'. 역대 KBO리그에서 '강팀'이라는 평가를 넘어 '왕조를 구축했다'는 평을 들은 팀은 몇 팀밖에 없었다. 단기전에 강했던 해태 타이거즈(1986~1989 우승)와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던 현대 유니콘스(1998, 2000, 2003~04), 김성근 감독의 SK는 2007년 창단 첫 우승을 일궈낸 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왕조를 구축했다.

그 뒤를 이어 삼성이 2011년부터 전인미답의 4년 연속 통합 우승 고지를 밟았다. 삼성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류중일 감독을 중심으로 이승엽과 박한이, 최형우, 채태인 등의 고참 선수들 그리고 구자욱 같은 신인 선수들이 조화를 잘 이뤘다. 이들을 바탕으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도박 스캔들'이라는 악재가 터졌고, 결국 주축 투수 3명이 경기에 뛰지 못했다. 이들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선수 생활의 지속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5년 10월의 마지막날. 2010년대 꽃을 피웠던 '삼성 왕조'가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