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韓 증시엔 어떤 영향 미칠까

9·11 테러 이후 최악의 테러가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하면서 이번 사건이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 둔화 등 이미 대외 악재에 빠진 한국 증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분석이 한창이다.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 급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항공·여행업 등이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향(向) 중국 수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프랑스 등 유럽 지역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기준 12.5%로 미국(12.3%)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간 충격은 있겠지만 증시를 침체장에 빠뜨릴 정도의 충격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 운영사인 유로넥스트 파리가 오는 16일(현지시간) 증시를 정상 개장하기로 결정했다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는 설명이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뉴욕 증시는 증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나흘 동안 폐장했고 개장 이후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일주일 동안 14%나 폭락하는 등 60일 이상 약세장이 이어졌다.


테러 발생 다음날인 9월12일 코스피는 64.97포인트(12.02%) 급락했으나 다음날인 13일 4.97%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가 큰 충격 없이 회복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7,820원 ▼190 -2.37%) 투자전략부서장은 “정서적으로 큰 충격이기는 하지만 테러로 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때는 9·11 때가 유일하다”며 “당시는 테러 주체와 이유 등에 대해 불확실성이 지금보다 더 큰 상태였기에 충격이 컸지만 지난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테러나 지난 1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잡지사 '샤를리 에브도' 총격테러 때도 시장이 민감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 부서장은 “8, 9월 남북 무력충돌 때도 시장이 곧 회복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지난주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시장에 더 큰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러로 인한 충격 자체보다 환율 유가 등 파생적인 부분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리아가 위치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 유가가 반등하고 유럽 경제 둔화 우려로 유로화가 약세를 이어갈 경우 달러 강세가 심화돼 한국 증시에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911 테러 당시에는 금융 중심지를 타깃으로 한 공격이었기에 시스템이 마비되는 등 증시 충격이 컸지만 파리는 그런 정도의 위상이 아니기에 직접적인 충격은 적을 것"이라며 “서방국들의 대응이 어떻게 강경하게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