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땡큐 공매도" 박스권 뚫은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사흘 연속 상승하며 7개월래 최고치로 올라섰다. 박스권 상단이던 130만원을 여유있게 돌파하며 추세 전환에 성공했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39포인트(0.12%) 오른 1985.11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는 전일대비 3만2000원(2.40%) 오른 13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37만2000원의 연중 최고가도 기록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글로벌 IT주 가운데 저평가였다"며 "공매도 숏커버링이 급하게 집중되며 주가가 강하게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세력, 삼성電 선방에 "아뿔싸"=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예상대로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다시 사들여(숏커버링) 빌린 주식을 갚는다. 주가가 예상과 달리 상승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어 빨리 주식을 매수해 되갚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31일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날) 신흥지수에 중국 주식예탁증서(ADR)가 신규 편입되며 주가가 흔들릴 것으로 예상됐다. 때문에 이벤트를 앞두고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들은 매수를 보류한 상태였고, 공매도 비중은 날로 증가하고 있었다.


4월 말 0.6%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공매도 비중은 5월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며 MSCI 수급 변경 직전인 5월30일에는 25.6%까지 급증했다.

예상대로 MSCI 이벤트가 있던 당일, 장 마감 동시호가에 외국인의 100만주 넘는 매도 주문이 나왔다. 하지만 주가 하락을 이용해 삼성전자 매수를 기다리고 있던 다른 외국인의 매수 주문이 90만주 가까이 쏟아지면서 외국인 순매도는 15만여주에 그쳤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하락은 커녕 이날 0.94% 상승 마감했다.

그러자 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공매도 투자자들의 급한 숏커버링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5월31일에는 삼성전자의 공매도 비중이 4.8%로 급감했고 6월1일에는 3.8%로 줄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그간 삼성전자가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했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공매도에 적합한 종목이었을 것"이라며 "갑작스런 주가 상승으로 숏커버링이 들어오자 주가가 더 오르고, 숏커버링이 또 이어지는 연쇄 반응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삼성電, 2분기 영업익 7조 넘는다=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3개 증권사 가운데 7개사가 2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모두가 스마트폰 실적의 우하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기대 이상의 실적이 예상되자 안도 심리가 확산되는 것"이라며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긍정적이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상대적 부진으로 글로벌 IT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돋보이게 된 측면도 크다고 봤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외에는 IT에서 대안이 없다는 시각이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