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체포 상태 풀어주면 한국 오겠다"…특검과 조율 중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가 지난 1일 오후(현지시간) 덴마크 북부 도시 올보르의 한 단독주택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돼 연행되고 있다. 덴마크 올보르 법원은 2일 정씨에 대해 4주간 구금을 결정했다. 이 기간 동안 정씨가 한국으로 인도될지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사진제공=뉴스1

덴마크에서 체포된 정유라씨(21)가 자신을 풀어주면 스스로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씨가 덴마크 법원의 청문절차에서 석방을 조건으로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3일 전했다. 자신을 풀어주면 3일 내에 현지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취지다.

특검은 정씨가 말을 바꿀 우려가 있어 구속상태로 송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특검은 정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법무부, 경찰과 함께 정씨에 대한 긴급인도구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특검은 정씨의 귀국 방법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정씨가 귀국하는대로 체포해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정씨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덴마크 올보르시 외곽에 위치한 주택에서 불법체류 등 혐의로 체포됐다. 정씨는 아들로 추정되는 2015년생 아이 1명과 한국인 남성 2명, 60대 한국인 여성 1명과 함께 붙잡혔다.

현재 특검은 정씨가 승마선수로 활동하면서 삼성에서 받은 지원금 80억원을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정씨를 지원하도록 삼성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박 대통령은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따로 불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삼성이 정씨의 종목인 승마를 지원하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삼성은 박 대통령의 지시대로 지난해 3월 승마협회 회장사가 됐으나, 승마 지원은 미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이 부회장을 다시 만나 승마를 적극 지원하라고 재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를 언급했으며,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조카 장시호씨(38·구속기소)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해달라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후 한달 만에 정씨 등 승마선수들에게 200억원대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해 9~10월 최씨의 독일 회사인 코레스포츠 등에 80억원을 송금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누구를 봐주려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