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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과 풀칠의 마술사’ 황제성, “사람들이 내 웃음으로 미쳤으면…”

[인터뷰]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1분기 1위 차지한 코너 ‘리얼극장 선택’ 출연 황제성

문화를 일구는 사람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7.03.25 05:05|조회 : 5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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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황제성. /사진=임성균 기자<br />
개그맨 황제성. /사진=임성균 기자
쌍꺼풀에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 그는 유치원생부터 할머니까지 종횡무진한다. 2006년 MBC ‘개그야’의 ‘그렇지요~~’라는 코너에서 유치원생으로 분장한 그는 “선생님, 제성이도 커피에 혀를 약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시지요.” 같은 기발한 멘트로 시청자의 배꼽을 간질였다.

2014년 케이블 채널 tvN에 넘어와 승점제로 코너 대결을 펼치는 ‘코미디빅리그’(코빅)에서도 그의 엽기를 동반한 촌철살인 같은 유머는 시퍼렇게 살아 존재력을 과시했다. ‘깝스’라는 코너에서 어눌한 한국말을 쓰는 인터폴 형사로 나온 그는 가령 이런 식으로 승부한다.

“할머니가 한국분이십니다. 에미야, 어쩜 음식이 이리 간이 딱 맞냐. 저것이 아주 시집오기 전부터 사람 간 보더니, 도사가 됐네. 그런데 음식만 맛있으면 머하냐. 너만 보면 입맛이 뚝 떨어지는데.”

‘핼머니’ 코너에선 옆집 할머니가 전해주는 듯한 구전 스토리에 목이 뒤로 넘어가기 십상이다.

“니네 아버지가 일제 강점기에 일본 순사가 결혼하는데, 경조사를 참 잘 챙겼어요. 아리가또, 아리가또 하면서 하객 모시다가 배웅할 때 총독이 나왔나봐. 그러니까 울렁증이 생겨가지고 아가리또 하는 바람에 발로 밟혀가지고 사요나라~”

‘언어유희+만담+엽기멘트’로 버무린 스토리텔링의 마술사…“웃음에 대한 욕심 넘쳐”

언제 어떻게 웃길지, 그리고 어떤 문장의 구성이 웃음에 유효한지 그는 정확히 꿰뚫고 있다. 긴 문장을 계속 듣고 있는 동안에도 배꼽을 시종 잡아채게 하는 묘한 능력 덕분에 그는 시청률 바닥에 전전하던 MBC ‘개그야’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tvN에서 그가 주도하는 코너는 ‘1위 경쟁’에서 밀려난 적이 없다. 슬랩스틱과 짧은 멘트가 유행인 요즘 개그 풍속도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전통적 기법으로 정면 승부하는 개그맨 황제성(35) 얘기다.

슬랩스틱 류보다 스토리텔링 개그에 소질이 있는 개그맨 황제성은 급소를 찌르는 언어유희와 엽기적 멘트로 손대는 작품마다 '히트'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그가 합류한 tvN '코미디빅리그'의 새 코너 '리얼극장 선택'은 1분기 1위에 올라 시청자의 큰 관심을 받았다. /사진=임성균 기자
슬랩스틱 류보다 스토리텔링 개그에 소질이 있는 개그맨 황제성은 급소를 찌르는 언어유희와 엽기적 멘트로 손대는 작품마다 '히트'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그가 합류한 tvN '코미디빅리그'의 새 코너 '리얼극장 선택'은 1분기 1위에 올라 시청자의 큰 관심을 받았다. /사진=임성균 기자

지난 22일 만난 그는 ‘스토리’를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 같았다. 어떤 소재를 내놔도 최소 1분에서 5분까지 관련 에피소드를 구수하게 풀어내는 솜씨는 브라운관이나 일상에서나 다르지 않았다.

“스토리텔링은 제가 코미디를 짜는 영업 노하우 같은 건데요.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여러 장면을 패러디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학 때 연기예술학(성균관대)을 전공해서 연기에 인이 배인 측면도 있죠. 3시간짜리 연극을 3분 코미디에 압축하는 식인데, 이 짧은 극 안에서도 스토리가 없으면 짜지 않아요. 스토리는 계란의 노른자처럼 반드시 존재해야 하거든요. 4차원 개그 같은 능력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다만, 좀 덜 떨어졌거나 주변에 있을 법한 친구 같은 캐릭터로 휴머니즘이나 갈등 구조를 만드는 스토리에 집착하는 편이에요.”

‘영업 비밀’을 더 캐묻자, 그는 “긴 이야기를 걷어내고 붙이는 편집 과정에서 얼마나 풀칠을 잘하고 거짓말을 잘하느냐에 달렸다”고 웃었다. 웃음에 대한 욕심도 많아서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웃음 포인트를 생성하는 게 그의 목표다. 그는 “사람들의 웃음이 끊기는 게 싫다”며 “다 (웃음으로) 미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톱’에서 ‘팀플레이어’로 종횡무진…“몸 개그에 새로운 재능 발견”

‘거짓말과 풀칠의 마술사’ 황제성, “사람들이 내 웃음으로 미쳤으면…”
‘원톱’ 시스템에서 매번 코너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그는 최근 ‘코빅’의 새 코너 ‘리얼극장 선택’에서 팀플레이어로 합류했다. 코너는 최성민이 구상했지만, 더럽고 힘든 역할은 그의 몫으로 남겨졌다.

상대적으로 대사가 줄고 행동이 는 이 역할에 대해 그는 “몸개그에 자신이 없었는데, 저질 몸짓을 통해 또 다른 내 옷을 만난 듯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았다”며 “원톱이 평면적이라면, 동료와 함께한 팀플레이는 입체적”이라고 했다. 지난 19일 이 코너는 올해 1분기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할머니 손에 이끌려 산 경험이 개그 소재로…“난 게으른 직업인 꿈꿔”

황제성은 ‘게으른 직업인’을 꿈꿨다. 윗사람에게 잘하지도 못하고, 잠도 많은 그에게 ‘직업’으로 남겨진 유일한 재능이라곤 슬픔을 웃음으로 극복하는 것뿐이었다. 여기에 거짓말 재능까지 추가되자, 연기가 그나마 그럴싸하게 포장할 수 있는 직업이었다. 영화배우를 원했으나, 군대 동료 류근지(개그맨)의 권유로 결국 개그맨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작품 중 유독 ‘할머니’ 캐릭터로 푼 스토리가 많은 건 어린 시절 기억 때문이다.

“아, 이런 얘기 처음 하는데, 태어날 때부터 8살 때까지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어요. 부모가 너무 가난해서 여관을 전전하며 일터에 나가다 보니, 떨어져 살 수밖에 없었죠. 할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말투나 어휘력을 자연스럽게 습득했고, 보수적인 문화도 쉽게 체험했어요.”

할머니 스토리는 가장 자신있는 개그 소재였지만, 처음엔 하기 싫어했다. 할머니 연기는 장기적 인기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손대는 작품마다 ‘인기’를 싹쓸이하면서 할머니는 개그 생활의 은인이 되었다.

유치원생부터 할머니까지 '원톱' 시스템에서 1인 주인공을 맡아 코너를 이끌던 황제성은 최근 tvN '코미디빅리그'의 새 코너 '리얼극장 선택'에서 팀플레이어로 합류했다. 그는 &quot;원톱에선 평면적이었는데, 팀플레이에선 입체적이어서 나를 새로 발견한 것들이 꽤 많다&quot;고 말했다. /사진=임성균 기자<br />
유치원생부터 할머니까지 '원톱' 시스템에서 1인 주인공을 맡아 코너를 이끌던 황제성은 최근 tvN '코미디빅리그'의 새 코너 '리얼극장 선택'에서 팀플레이어로 합류했다. 그는 "원톱에선 평면적이었는데, 팀플레이에선 입체적이어서 나를 새로 발견한 것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사진=임성균 기자

스토리를 물고 다니는 ‘병맛’ 개그맨 “공개보다 비공개 코미디에 특화돼”

무대를 늘 ‘접수’하는 듯하지만, 그는 사실 공개 무대를 여전히 낯설어한다. “연기자는 뒷모습으로도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갈증을 풀 수 있는 곳은 공개가 아닌 비공개 코미디에서 가능해요. 저의 최종 목표이기도 하죠. ‘푸른거탑’처럼 마음껏 저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에서 ‘병맛 콘텐츠’을 시원하게 풀고 싶어요.”

우스운 캐릭터 얘기를 더 꺼내자, 그가 바로 표정을 바꾸며 “나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다”며 ‘연기’를 시작했다.

“황희 정승 42대손으로, 뼈대 있는 집안에서 태어났고요. 어머니가 늘 배운 사람 옆에 있어야 하고, 품위 지키고, 대학은 4년제 나오고, 매난국죽과 가까워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사대부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성품도 대쪽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이 긴 문장을 막힘없이 술술 풀어내면서도 눈 한번 깜박 안 하고, 듣는 이의 배꼽 잡는 웃음을 무기 삼아 열변을 토해내는 ‘거짓말과 풀칠’의 마술사. 그는 영락없이 ‘스토리텔러’였다.

김고금평
김고금평 danny@mt.co.kr twitter facebook

사는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대로 사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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