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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월급쟁이는 머리 염색 안하면 안 되나요?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입력 : 2017.04.22 07:31|조회 : 3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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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신념을 지키기가 참 어렵다. 신념을 버린다고 하면 일종의 배반이라 생각하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다.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과거에 자신만만했던 신념이 지키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그러니 자신이 직접 그 상황에 부딪혀 보지도 않은 채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안 그럴거야"라든가 "어쩌면 사람이 그럴 수가 있어?"라고 함부로 말하고 예단하지 말아야 한다.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자신의 옷장.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자신의 옷장.
수 년 전 처음 새치가 조금 생겼을 때 두어번 염색을 해봤다. 그런데 머리카락이 빠지고 안 그래도 나쁜 눈이 더 나빠지는 것 같아 중단하고 "모든 노화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앞으로는 절대 염색하지 말아야지"라고 결심했다. 그리고 앞머리를 이마 위로 내려 회색으로 변해가는 머리카락을 감췄다. 하지만 더 이상 감추는 것도 어려워지는 순간이 왔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염색 좀 해야겠네요"라는 말을 점점 더 자주 듣게 됐다.

염색하지 않고 희끗희끗한 머리로 사는 분에게 "염색 안하니 편하시죠? 저도 염색 안하려고요"라며 염색을 안하는데 대한 응원의 말을 기대했더니 “저야 그냥 살지만 여자 분이 염색 안하기는 힘들텐데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사회활동하는 여자 분 중에 희끗희끗한 머리는 없는 것 같다.

오랜 친구는 '샐러리맨 염색 필연론'까지 들먹였다. "네가 오너 사장이면 염색을 하든 말든 네 마음이야. 근데 넌 월급쟁이잖아. 사장님들이 직원의 흰머리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많이 늙었군. 그만둘 때가 됐어. 젊은 사람도 많은데….' 이러지 않겠어? 월급쟁이의 흰머리는 '나 좀 잘라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봐."

주변의 이런 말들에 위축된 채로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결국 염색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반가운 글을 만났다. 마크 맨션의 '신경 쓰지 않음의 미묘한 기법'(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uck)이란 책이었다. 그는 이 책에서 "좋은 인생의 핵심은 많이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신경을 덜 쓰는 것, 오로지 진짜인 것, 급박한 것, 중요한 알에만 신경 쓰는 것이 좋은 인생의 핵심이다"라고 지적했다.

신경을 덜 쓴다는 것이 어떤 일에도 무신경한 무관심이나 허무주의는 아니다. 맨션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무관심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남과 다르다는 사실에 편안해지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염색하지 않은 희끗희끗한 머리가 다른 사람들과 달라도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남과 다르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편안함을 느끼는 것, 이것이 신경을 덜 쓰는 좋은 삶이라는 것이다.

남의 시선에 신경을 덜 쓰면서 자신의 편안함을 지향하는 삶의 방식은 많은 성공한 사업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삶의 태도인 미니멀리즘, 단순함과 간결함의 추구와 맞닿아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가 마크 저커버그는 회색 티셔츠만 줄곧 입는다. 그는 2014년 11월6일 사용자들과 온라인 대화에서 이탈리아 소렌토에 사는 사람에게 "당신은 왜 매일 똑같은 티셔츠를 입나요? 똑같은 옷 한 벌을 계속 입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저커버그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최대한 단순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려면 우리(페이스북) 커뮤니티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제외한 다른 모든 일에 대해선 최대한 의사결정을 줄여야 합니다. 여러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소한 의사결정들, 뭘 입고 뭘 먹을지 등을 결정하는 데도 피로가 쌓이고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합니다. 제 인생의 어리석고 사소한 일에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저는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K팝을 이끄는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와 박진영 대표도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스타 시즌6-더 라스트 찬스'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해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각각의 미니멀리즘을 소개했다. 양 대표는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니는 이유에 대해 "일이 바쁘다 보니 머리에 신경 쓰는 시간이 아쉬워 모자를 쓴다"며 "이 스타일의 모자를 20개쯤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배기바지를 자주 입는데 대해 "배기바지는 고무줄이니 쑥 입으면 된다"며 "이렇게 몇초씩 모으면 몇분, 몇시간이 되니 시간 절약 때문에 배기바지를 자주 입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멀리즘은 자신에게 더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다. 이 선택과 집중에는 반드시 버리고 포기해야 하는 것이 수반되는데 버리고 포기하려면 남의 시선에 신경을 덜 써야 한다. 다른 사람의 눈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덜 중요한 것들을 가지 쳐 나가는 것, 이것이 단순화되 충만하게 사는 미니멀리즘의 핵심이다.

늘어나는 잿빛 머리카락을 물들이지 않고 산다고 크게 성공하겠냐마는, '염색하지 않겠다'는 사소한 신념을 져버린들 내 인생에 무슨 큰 일이 있겠냐마는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더 가치 있게 생각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 위한 나만의 단순함은 가능한 지켜나가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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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lsy4972  | 2017.04.22 21:57

월급쟁이지만 염색안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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