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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빈 자리 늘어나는 국정농단 법정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입력 : 2017.05.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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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빈자리가 점차 늘고 있다. 최순실씨를 비롯한 국정농단 장본인들의 재판 얘기다. 높은 국민적 관심으로 150석 규모의 대법정을 배정했다는 법원의 취지가 무색하다. 지난 15일 최씨 재판이 열린 법정은 텅 비었다 해도 무방했다. 방청객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원래 재판이라는 게 다 그래요. 처음에만 떠들썩하지 금방 잊히거든…"

시간이 지날수록 국정농단 재판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고 아쉬워하자 돌아온 한 변호사의 말이다. "검찰이 수사할 때 반짝, 첫 재판이 열렸을 때 반짝, 1심 선고가 났을 때 반짝"이라고 했다. 큰 주목을 받으며 수사가 시작된 사건도 막상 재판에 넘겨지면 시나브로 사람들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는 설명이다.

정말 그랬다. 최씨가 처음 검찰에 출석하던 지난해 10월 31일 청사 주변은 마비될 정도였다. 최씨의 일거수일투족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 첫 재판의 방청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했을 때 경쟁률은 2.7대 1이었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최씨를 직접 보고 싶어 휴가를 내고 왔다"던 30대 직장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관련 재판이 6개월 가까이 진행되면서 관심은 점점 식어갔다. 법정을 찾는 발길 뿐 아니라 재판이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도, 온라인 기사에 달린 댓글도 줄었다. 최씨 사건보다 다소 늦게 시작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건 등도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 오는 23일 첫 정식재판이 시작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도 이렇게 될 것으로 예측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 잊히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지만, 적어도 관심의 끈은 놓지 말아야 한다. 법정에서의 검찰과 특검, 그리고 변호인의 주장이 정말 옳은지, 재판부의 지휘가 적절한지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재판의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고,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오면 날카롭게 비판할 수 있다.

재판 초 고개를 숙인 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법정에 들어서던 최씨는 언제부터인가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출석한다. 재판 중 큰 소리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기까지 한다. 최씨가 조금씩 법정이 비어가는 상황을 그 누구보다 반기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사회부 법조팀 한정수 기자
사회부 법조팀 한정수 기자

한정수
한정수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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