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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강경화와 외교장관의 '언어'

[the300]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입력 : 2017.06.12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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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강경화와 외교장관의 '언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야간 대치 속 청와대의 요청이 전부는 아니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시민단체, 전직 외교부 장관들까지 지지선언에 나서며 판이 커지고 있다.

야3당이 강 후보자 내정을 반대하는 주요 근거는 위장전입과 세금 체납 등 의혹이다. 능력을 문제 삼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야당의 문제제기는 인사청문회 전후가 다르지 않다. 청문회 과정에서 강 후보자가 소명한 부분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단 의미다. ‘건보료 부당 혜택’ 등 여러 의혹은 상당부분 소명됐지만 여전히 의원들의 입이나 언론보도로 재생산된다. 왜 일까. 강 후보자의 '화법’이 한 이유로 꼽힌다.

강 후보자는 의혹에 ‘사과’와 ‘반박’의 투 트랙 전략을 썼다. 인정할 것에 대해선 인정하되 근거없는 의혹엔 적극 반박하는 전략이었다. 그는 심지어 각종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자성의 기회가 됐다"며 "증여세가 누락된 부분이나 재산규모 관련 서류를 보며 처음 알게 된 부분이 많은데 이 기회에 세금을 낼 수 있는 사실을 발견해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세 딸의 맏이로서 경제력이 없는 친정부모를 부양해야 해서 남편과 저와 재산을 별도로 관리했다. 남편이 저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처음부터 그렇게 살았다"고 집안사정까지 털어놓아 '아줌마'들의 호응을 받기도 했다. 오래 해외 근무로 떨어져 지낸 특수한 가정 생활, 워킹맘의 생활 과정 등은 오히려 호감을 불러일으켰다.

정책질의 과정에서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 "그 부분은 제가 아직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다"고 주저없이 말한 것도 ‘신선’했다. 물론 준비 부족, 능력 부족의 비판도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까지 유엔 실무를 담당한 이가 불과 며칠 새 외교 당국자들이 써준 모범답안을 외웠다면 ‘진정성’이 도마에 올랐을 거다. 각종 질문에 관성적이고 준비된 답변을 술술 말하기보다, 때론 말을 더듬으면서도 고심하는 답변을 한 게 오히려 인상깊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숨김없고 소신있는 그의 말을 청문회 14시간 동안 들은 한 야당 의원은 청문회가 끝나고 불이 꺼진 뒤 "이정도면 통과 안 시키기 어렵지 않아?"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인'답지 않은 강 후보자의 언어는 청문회 이후 거의 묻혔다. 겉으로 드러난 의혹의 수를 세면 강 후보자는 낙마할 만하다. 그러나 그의 언어를 듣고 내막을 살펴보면 다를 수 있다. 겉보기에 청산유수와 같이 유창한 외교장관의 언어가 꼭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우린 잘 알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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