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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도시재생뉴딜의 성공조건

MT시평 머니투데이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입력 : 2017.06.13 05:45|조회 : 7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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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사업은 낡고 쇠퇴한 도시에 활력을 불러 넣은 사업입니다. 국민의 권리를 되찾는 일자리를 만드는 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도시재생뉴딜’ 공약을 이렇게 설명했다. 뉴타운 해제지역이나 저층노후 주거지 같이 활력을 잃은 도심 땅을 소단위 맞춤형으로 정비하면서 일자리도 함께 만들어내는 사업이 도시재생뉴딜이다. 매년 전국적으로 100여 곳이 선정되고, 총 10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여될 예정이다. 이 사업에 의해 연간 39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연간 5만호의 임대주택(LH 등에 의한 매입임대)도 확보하게 된다.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도시재생’은 도시정책의 키워드가 되었다. 저성장기를 맞이한 한국의 도시들은 쇠락과 노후화 문제를 공히 안고 있다. 도시재생은 ‘쇠락하는 도시 되살리기’를 뜻한다. 종전의 대규모 철거 정비방식(주택중심)과는 달리, 도시재생은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동네모습을 지키면서 주택을 고치고 공동이용시설을 지으며 공동체 사업을 추진하는 등 종합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도시재생뉴딜은 기존 도시재생 사업의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걸 전제로 한다. 뉴타운과 재개발을 대신한다고 하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도시재생 성과는 아직 요원하다. 주택수선이나 개량을 중심으로 하는 주거환경개선은 특히 주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언급된 사업방식만 보면, 도시재생뉴딜은 소규모 블록단위로 기존 가로조직을 지키면서 5-10 필지를 합쳐(철거와 신축) 아파트 단지 수준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식이 될 것 같다. 이것만 두고 보면 도시재생뉴딜은 ‘소단위 철거형 재개발 혹은 재건축’에 가까울 것 같다. 그렇지만 도시재생뉴딜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 어떤 방식으로 추진될지는 지금으로선 전혀 알 수 없다.

첫째, 도시재생뉴딜의 사업단위가 어느 정도 될 지가 불확실하다. 기존 도시재생에서 공간단위는 ‘재생활성화지역’(서울의 경우, 동단위)이고, 지구지정을 통해 지역 내에서 추진되는 개별 재생사업들은 관련법의 지원을 받으며 통합적으로 추진된다. 이에 견주어 ‘도시재생뉴딜’에서 설정되는 ‘소단위’란 작은 블록단위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이를 ‘도시재생의 적정규모’로 볼 수 있을 지는 논란거리다. 둘째, 도시재생뉴딜을 도시재생특별법에 의한 것으로 할지, 아니면, 별도의 법(예, 건축법, 도정법, 빈집 및 소규모주택정비법 등)으로 할지, 양자를 어떻게 연계해 추진할지 등 모두가 불확실하다. 셋째, 주된 추진 주체가 누가 될지도 불확실하다. 기존 도시재생사업들은 처음부터 주민 거버넌스 틀을 만들고 재생지원센터 중심으로 추진되지만, 도시재생뉴딜은 개별 토지주들이 시행자 자격을 획득한 후 단독으로 추진할 가능성 크다. 넷째, 도시재생뉴딜사업이 기존의 도시재생 틀(예, 재생활성화 구역 내에 통합추진)내에서 할지, 이와 무관하게 할지, 양자가 어떤 관계로 개별사업들이 추진될 지 전혀 알 수 없다. 다섯째, 대규모 공공지원(혜택)을 받는 철거방식으로 추진되면 사업성 증가로 투기요소가 개입할 가능성 크지만, 이를 어떻게 예방하면서 추진할지도 불분명하다. 여섯째, 연간 10조원이 100곳에 투입되는 데, 이를 어떻게 조달하고, 어느 지역, 어떤 사업,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배분할지는 완전히 블랙박스 속에 있다. 마지막으로, 도시재생사업은 과정지향적이지만, 공약과제란 이유로 성과지향적으로 서둘러 가면 ‘재생다움’을 잃게 되는 바, 이 두 요구 조건을 어떻게 함께 충족하면서 추진할 지를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정책으로서 이러한 불확실성은 도시재생뉴딜이 잘못 되었고, 잘못 될 것이라는 걸 지적하는 게 아니다.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올바른 도시재생이 되려면, 그 만큼 치밀하게 설계하고, 진중하면서 효과적인 시행 절차가 강구되어야 한다. 대통령 공약과제란 이유로 몰아 부치기만 하면, ‘불확실성’은 적잖은 문제로 실제 드러날 것이다. 우리는 많은 대통령과제들이 그러했음을 누누이 보아왔다. 김대중정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노무현 정부의 ‘기업도시건설’, 이명박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 박근혜정부의 ‘기업형임대주택’사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대통령 과제들은 ‘절차의 민주성 결핍’이란 문제점을 공통으로 안고 있다. 문재인표 ‘도시재생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절차의 민주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고, 또한 내용적으로 단편적 물리적 재생을 넘어 공동체 전체의 재생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 모두를 담보하기 위해선 도시재생뉴딜은 도시재생특별법을 개정해서라도 이 법의 틀 내에서 차분히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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