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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늙어보는 사람들에게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입력 : 2017.09.02 07:31|조회 : 19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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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은 누구에게나 첫 경험이다. 그러니 ‘처음 늙어보는 사람들에게’란 책 제목은 ‘자기는 두 번 늙었나’란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책을 지은 미국 언론인 마이클 킨슬리는 동시대를 향해 ‘처음 늙어보는 사람들에게’라고 말할 자격이 있다. ‘워싱턴 포스트’ 등 유력 매체에서 정치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날리던 42세 때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뇌 세포가 죽어가는 병이다. 도파민 분비가 줄면서 동작이 느려지고 몸이 떨리고 근육이 경직되고 말이 어눌해지고 표정은 굳어진다. 나이가 많이 든 노인에게나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런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생기거나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란 점도 파킨슨병과 노화의 닮은 점이다.

이 책은 킨슬리가 먼저 늙어본 사람으로서 앞으로 늙어갈 모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았다. 킨슬리가 남들보다 일찍 노화를 겪으며 깨달은 사실을 바탕으로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한 진리를 정리했다.

처음 늙어보는 사람들에게
1. 아예 고려 대상조차 안 되는 날이 온다=킨슬리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5년 후인 47세 때 문화·생활 주간지 ‘뉴요커’의 오너에게 편집장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킨슬리는 솔직하게 자신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니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오너는 그런 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몇 시간 뒤 아무 설명 없이 편집장 제안을 거둬들였다. 킨슬리는 늙음이란 이런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자리의 후보군으로 아예 고려되지도 않게 되는 것 말이다.

킨슬리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언론에 기고를 하고 강연도 하고 저술도 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어떤 역할을 맡는데 대해 제한은 분명히 있다고 밝힌다. 늙음도 마찬가지다. 자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이 자체가 한계가 될 수 있다. 그러니 기회가 주어지는 것, 일할 수 있는 것, 불러주는 사람이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 즐기며 해야 한다.

2. 어떻게 살아왔느냐가 당신을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다=중년에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고등학교 때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다. 성인의 삶 속에 들어가면 이전까지 중요하게 여겨지던 가치가 변해 새로운 판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성인의 삶에서도 가장 중요한 가치가 나이에 따라 바뀌는 경향이 있다.

20~30대엔 좋은 직장이 자랑이었다가 30대 후반이 넘어가면 값이 많이 오른 아파트가 자랑거리가 되고 40~50대가 되면 사회적 지위나 공부 잘하고 취직 잘한 자녀가 자신의 삶을 빛내주는 간판이 된다. 60~70대가 되면 여전히 일하고 있다는 것이, 더 나이가 들면 정신이 온전하다는 것 자체가 자랑이 된다. 그렇게 삶이 쌓이면서 결국 우리를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는 어떤 태도로 어떻게 살아왔느냐만 남는다. 그러니 매 순간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고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3. 노년 경쟁이 더 드라마틱하다=킨슬리에 따르면 인생의 각 단계에서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늙어 보이거나 젊어 보이지만 이 격차가 노년에 이르러서는 유독 커진다. 우리는 71세 노인이 지팡이에 의지해 비틀거리거나 요양원 침대에 누워 있다고 충격을 받지 않지만 71세 노인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거나 CEO(최고경영자)로 일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는다. 그러니 중년에 잘 나간다고 뻐길 것도 없고 자랑할 것도 없다. 나이 들어 삶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병 들거나 사고를 당하는 것이 모두 노력만으로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노년의 품격 있는 삶은 운도 많이 작용한다. 그러니 겸손함으로 드라마틱한 노년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4. 남는 것은 사람들의 기억뿐이다=이런 말을 하긴 싫지만 아침에 현관문을 열고 나가며 가족과 나눈 인사가 이 생의 마지막 인사가 될 수도 있다. 죽음은 순서를 따지지 않고 불시에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지금 죽는다면 당신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재산? 가족 명의로 된 종신보험? 그건 이생에 남아 있는 상속자의 몫일 뿐이다. 당신이 죽을 때 함께 하는 것은 살아온 기억 뿐이다. 세상에 남은 사람들에게 남는 것도 궁극적으론 당신에 대한 추억뿐이다. 당신은 어떤 기억으로 세상을 떠나고 싶은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우리가 살아 있는 시간은 잠깐이고 죽어 있는 시간은 무한하게 길다. 짧은 이생에 어떤 추억을 남기고 갈 것인가 생각하면 소중하지 않은 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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