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아들 공격, 가장 비인간적이고 저열" MB 檢 고소·고발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회의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국가정보원의 '박원순 제압문건'과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소·고발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45분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정권 시절 이뤄진 광범위한 사찰은 그야말로 국가 근본을 허물어뜨린 중대 범죄행위"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한 사람의 책임으로 끝내는 건 '꼬리 자르기'다. 재판과정에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근거가 드러나 고발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고소장은 이날 오후 2시 중앙지검에 제출할 예정이다. 고소 내용은 박 시장 개인과 아들의 병역의혹 등 가족에 대한 음해, 서울시장 공무집행 방해 및 직권 남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고소인을 '서울시'로 한데 대해서는 "서울시장을 방해하겠다는 목표와 전략이 자세히 나와 있기 때문에 결국 서울시민도 같은 피해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저는 한 사람의 정치인이자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으로 이는 서울 도시발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건"이라며 "피해자 구제를 넘어 시장으로서 책무감과 책임감을 느껴 서울시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시장은 아들에 대한 끊임없는 병역의혹 제기가 '박원순 제압문건'에 따른 것이었다며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박 시장은 "아들의 병역의혹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수준의 잔인한 말들이 온·오프라인에 난무했다"면서 "저는 공직에 있기에 그런 것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지만 가족을 공격하는 것은 비안간적이며 가장 저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인간적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도대체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큰 차량 하나가 아들에 대한 비판 현수막을 달고 시청앞과 도로에서 다닌다. 우리 정치역사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1970년대 이후 정보기관에 의한 개인 사찰 등이 이뤄지면서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키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붕괴시켰다"면서 "이후 민주주의가 회복되면서 국민들이 가장 먼저 합의한 것은 정보기관 사찰 및 국내정치에 대한 공작을 금지하자는 것 아니었냐. 하지만 21세기 이명박 정권에 의해 되풀이 됐고 이에 따라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많은 서울시 정책이 중앙정부에 방해받았다. 마을공동체 사업은 마치 '좌파 정책'인 것처럼 됐다"면서 "이는 결국 서울시민을 향한 저의 정책적 영향력을 줄어들게 했고 저의 명예를 추락시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