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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해양수산의 가치, 대한민국 헌법에서 꽃 피우길

기고 머니투데이 고문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차기 헌법학회장) |입력 : 2017.11.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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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고문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기고_고문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참석 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9개의 다리를 놓아 동시다발적인 경제협력을 이뤄나갈 것을 제안했다.

9개의 다리란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을 뜻하는데, 이 중에서 항만, 해운, 조선, 수산까지 무려 4개가 바다에 놓이는 다리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문 대통령이 포럼 기조연설에서 러시아 극동지역 최대 항구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가 우리나라 해양도시 ‘부산’을 떠올리게 한다고 언급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2012년, 3기 푸틴정부가 출범한 후 러시아는 극동지역을 국가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해양을 통해 국가발전을 이루겠다는 기치 아래 ‘극동개발부’를 신설했다. 이번 9개 경협의 대부분을 해양수산 분야에서 담당하게 된 것은 바다를 통한 경제번영이 한․러 양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러시아의 이러한 해양 중시 전략은 헌법에도 투영돼 있다. 러시아 헌법 제67조에서는 영해, 배타적 경제수역, 대륙붕 등에 대한 주권, 주권적 권리, 관할권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이 조문에 관해서는 북극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미국 등 주변국과의 갈등에 대비하기 위해 헌법에 의도적으로 규정했다는 해석도 있다.

그런데 우리 헌법을 보면 ‘해양’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 헌법 제120조와 제123조에 수산업, 어촌 관련 규정이 일부 있기는 하나, 해양 일반에 대해서는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다. 러시아 헌법과 달리, 해양을 둘러싼 국내외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국가적 의지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독도, 이어도 등 주변국과의 관할권 분쟁에서 밀리지 않고, 중국 불법조업의 횡행, 바닷모래 등 해양자원을 둘러싼 여러 갈등을 해소하려는 국가의 규범적 방향성이 갖춰져 있지 않은 셈이다.

더욱이 기존의 조문도 지속 가능한 수산업 발전과 수산업의 공익적 가치 등 급변하는 해양수산의 새로운 가치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1987년 현행 헌법이 개정된 이후 30년 동안 우리 국민이 바다를 이용·개발하는 방식, 해양 환경 등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행동 양식도 다양하게 변화했다. 1996년 해양수산부 출범도 이러한 변화에 기여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게다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그동안 개발이 힘들었던 해양자원들이 경제성을 갖게 되면서 해양영토와 해양자원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996년 국제해양법협약이 발효돼 세계 주요 어장의 약 90%, 해저석유 부존량의 약 90%가 연안국 EEZ 관할권 아래로 편입되어 해양영토와 해양자원의 선점이 국부의 증대와 직결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필자는 우리나라 해양수산의 전략적 중요성을 실현하기 위해 규범체계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헌법은 미래 대한민국의 역량을 비춰주는 등대와도 같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설계할 때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해양수산을 헌법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해양영토 수호를 위해 대한민국 영해, 배타적 경제수역, 대륙붕 등을 명시적으로 선언하는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경제 부분에 해양수산자원의 지속 가능한 개발과 해양수산업의 진흥, 해운항만 물류산업에 대한 국가 지원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바다를 통해 국민이 누려야 할 권리를 헌법으로 보장해줘야 한다. 해양에서 안전할 권리, 쾌적한 해양을 즐길 권리, 안전한 수산물을 섭취할 권리 등이 보장받아야 한다.

해양의 생산가치를 GDP로 추산하면 세계 7위의 경제대국에 해당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이토록 무한한 해양수산의 가치가 새로운 헌법에 반영되어 대한민국의 번영을 꽃피울 수 있도록, 바다 냄새 물씬 나는 새로운 헌법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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