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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활동비 비과세…목사도 '특수활동비' 받는 사람?

[TOM칼럼]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입력 : 2017.11.26 08:00|조회 : 1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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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목사가 종교활동에 쓰는 돈은 비과세를 검토하겠다."

정부가 내년 1월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일부 개신교 측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종교인이 받는 소득 가운데 종교활동에 들어가는 돈은 과세하지 않기로 하면서 또 하나의 '묻지마' 특수활동비 논란이 예상된다.

임재현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14일 국회에서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개최한 종교인 과세 긴급 간담회에 나와 "종교인들이 매달 주기적으로 급여를 받는데, 전부 생활비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일부는 종교활동에 쓴다"며 이같은 종교활동비에 대해선 비과세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 나오지 않았지만, 목사의 종교활동비를 비과세하겠다는 것은 종교인에게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특수활동비를 주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목사의 종교활동비는 언뜻 보면 회사 임직원에게 법인카드를 주고 영업활동과 관련한 비용을 쓰게 하는 것과 유사하다. 회사 임직원이 법인카드로 쓴 비용을 근로소득으로 보지 않는 것처럼 목사가 종교활동에 쓴 돈도 비과세소득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인카드는 사용내역이 카드사를 통해 자동으로 보고되지만 종교활동비는 사후 신고를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하다. 게다가 현금으로 지출한 종교활동비는 확인이 더 어렵다. 목사에게 모든 종교활동에 쓴 돈을 현금영수증을 발급 받아 세금신고시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한 달에만 종교활동비 지출이 수십 건이 되는데, 1년이면 관련 현금영수증만 수백 통이 넘는다.

따라서 사후 영수증 처리를 엄격하게 요구하지 않는 이상 종교활동비는 목사의 '깜깜이' 특수활동비로 전락하기 쉽다.

또한 법인카드는 사용내역이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에 사적 용도로 사용될 경우 그 사실이 발각되기 쉽다. 만약 법인카드로 사적 비용을 지출했을 땐 그 비용은 해당 임직원의 근로소득으로 간주돼 과세된다.

그러나 종교활동비는 현금영수증을 제출한다 해도 목사의 생활비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목사가 생활비를 쓰고도 종교활동비라고 우기면 이를 구분할 도리가 없다. 사실 종교인은 직업 특성상 순수한 사적 생활과 종교활동의 구분이 모호하다. 그래서 종교활동비는 목사의 '쌈짓돈'이 되기 쉽다.

게다가 법인카드는 정해진 한도 내에서 실제로 쓴 돈만 비용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급여 형태로 지급되는 종교활동비는 실제 사용액과 상관없이 지급액 전체가 종교활동비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사용내역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교활동비는 사용 내역을 안 묻는 '묻지마' 특수활동비로 전락할 수 있다.

분명 목사에게도 종교활동에 쓰는 돈이 필요하다. 회사 임직원이 영업활동과 관련해 돈을 쓸 일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종교활동비를 비과세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된다. 그러나 종교활동비에도 법인카드 사용에 준하는 엄격한 지침이 따라야 한다.

영수증 처리를 엄격히 요구해서 실제 사용액을 기준으로 종교활동비를 계상하고 쓰고 남은 돈은 전부 과세 소득으로 귀속시키거나, 아니면 종교활동비를 목사에게 급여 형태로 지급하는 대신 한도가 정해진 법인카드를 주고 돈을 쓰게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종교인 과세에 반발하는 일부 개신교 측이 이같은 방안을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최근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와 일부 국회의원들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부기관이 영수증 처리 없이 쓸 수 있는 특수활동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지난 2015년 5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과거 여당(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매달 4000만원 정도의 국회대책비를 받아 쓰고 남은 돈을 아내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말해 커다란 공분을 샀다. 홍 대표는 최근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파문 후 과거 국회 특수활동비 사적 유용 논란이 재점화되자 아내에게 준 돈은 특수활동비가 아닌 본인 급여라고 말을 바꿨다.

올해 4월에는 검찰의 '돈봉투 만찬' 사건이 터지면서 법무부의 특수활동비 사용 관행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처럼 '묻지마' 특수활동비 제도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종교활동비 비과세 방침이 자칫 종교인에게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특수활동비를 허용하는 것이 돼서는 안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11월 26일 (04: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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