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효과 끝? 전세대출 금리 2%대 실종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주춤하던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 출시에 맞서 지난 2월 재등장했던 연 2%대 전세대출은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18일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에 따르면 지난 9~15일까지 주금공 보증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한 은행 11곳 가운데 9곳의 가중평균 금리가 2월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자금대출 가중평균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기업은행으로 연 3.58%였다. 이밖에 제주은행(연 3.47%), 우리은행(연 3.4%), NH농협은행(연 3.34%), KEB하나은행(연 3.28%), SH수협은행(연 3.23%), BNK부산은행(연 3.23%), 신한은행(연 3.08%), BNK경남은행(연 3.03%), KB국민은행(연 3.02%), 카카오뱅크(연 3.01%)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에는 카카오뱅크(연 2.99%)를 비롯해 하나은행(연 2.89%), 경남은행(연 2.98%)의 전세대출이 2%대였지만 이달엔 모두 연 3%를 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상승폭이 0.39%포인트(p)로 가장 컸고 다른 은행들은 0.02~0.18%p 수준이었다. 국민은행과 부산은행 2곳만이 각각 2월대비 0.07%p와 0.10%p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오르던 전세대출 금리가 2월에 꺾인건 정부의 고강도 주택담보 대출 규제에 더해 저금리를 내세운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 출시에 맞춰 타 은행들이 금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제가 심한 주담대를 대신한 전세대출 수요가 계속 커지고 카카오뱅크로 고객 이탈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은행들이 다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출시 이후 약정액 1750억원을 달성하는 동안 5대 은행(국민·하나·신한·우리·농협)의 2~3월 전세대출은 2조9964억원 증가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도 비대면대출을 강화하면서 편의성이나 금리에서 카뱅과 큰 차이가 없다”며 “하루에도 수십억~수백억원씩 전세자금 대출이 늘고 있어 카카오뱅크 여파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예대율 규제를 앞둔데다 금리 인상 여파로 조달금리가 상승한 영향도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고금리 예·적금을 출시하고 있어 조달금리가 높아져 대출금리도 올라가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