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0兆 '노다지' 北 광물자원, 경협으로 시너지 극대화

광물자원은 북한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2016년 말 기준 북한 광업생산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12.5%다. 광산물 수출은 14억6000만 달러로 총 수출의 52%를 차지한다.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광물자원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추진하기로 한 2007년 10·4 선언에는 남북간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광물이 풍부하지만 기술과 인프라가 노후화된 북한과 수요 광물의 90% 가까운 물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남한이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3일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42개 광종, 728개 광산이 개발돼 있는 상태다. 북한 자원의 잠재가치는 3220조원으로, 남한(230조원)의 약 14배 규모다.

북한은 첨단 산업의 재료인 철(50억톤), 아연(2110만톤), 몰리브덴(5만4000톤), 마그네사이트(60억톤) 등의 광물종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10년간 주요 광물 수입을 북한산으로 대체하면 45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남북 광물자원 협력이 이뤄지면, 현재 전체 광물 수출의 99%를 차지하는 북한의 중국의존형 수출 구조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광물자원 개발협력 후보지로 꼽히는 곳은 함경남도 단천과 황해남도 연안 등이다. 2010년 5·24 조치 이전까지 남북한 광물자원 협력 사업이 진행됐던 곳이다.


세계적 규모의 아연·마그네사이트 등이 매장된 함남 단천은 2007년 7월부터 2008년 5월까지 남북지하자원공동조사, 사업타당성 평가까지 받았지만 5·24 조치 후 중단됐다. 광물공사는 2003년 황남 연안에서 흑연·2007년 황남 신원에서 석회석 협력 사업을 추진했는데, 모두 5·24 조치 후 생산이 중단됐거나 MOU(업무협약)만 맺고 진척을 보지 못했다.

앞으로 광물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으로 통폐합된 ‘한국광업공단(가칭)’이 주체가 돼 중단됐던 북한 자원 개발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북한은 희토류, 마그네사이트, 흑연 등이 풍부한 반면 광물 처리·추출 기술 인프라가 노후화됐다”며 “남한이 기술·인프라 투자로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인 리스크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자원 개발 자체가 오래 걸리는 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남북 관계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태림산업, 서평에너지, 아천글로벌 등 민간분야에서 총 3530만달러 규모로 추진했던 협력사업도 남북 관계 경색 이후 멈췄다. 신 교수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남북 1대1 협력사업보다 러시아, 중국 등 조인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