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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자의 체헐리즘]10일간의 다이어트, '뱃살'은 줄지 않았다

기자의 다이어트 도전기, 실패로 끝난 3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8.06.17 05:01|조회 : 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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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수습기자 때 수동 휠체어를 직접 타고 서울시내를 다녀본 적이 있습니다. 장애인들 심정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생전 보이지 않던, 불편한 세상이 처음 펼쳐졌습니다. 뭐든 직접 해보니 다르더군요. 그래서 체험하고 깨닫고 알리는 기획 기사를 매주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름은 '체헐리즘' 입니다. 제가 만든 말입니다. 체험과 저널리즘(journalism)을 하나로 합쳐 봤습니다. 사서 고생한단 마음으로 현장 곳곳을 몸소 누비고 다니겠습니다. 깊숙한 이면의 진실을 전달하겠습니다. 소외된 곳에 따뜻한 관심을 불어넣겠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10일 동안 평소 안 먹던 샐러드 비중을 늘리고, 밥의 양은 절반으로 줄였다./사진=남형도 기자
다이어트를 하는 10일 동안 평소 안 먹던 샐러드 비중을 늘리고, 밥의 양은 절반으로 줄였다./사진=남형도 기자

[남기자의 체헐리즘]10일간의 다이어트, '뱃살'은 줄지 않았다
살면서 100번 넘게 도전했다. 누구나 한다는 '다이어트' 말이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서른 즈음부터 복부에 생긴 친구들은 꽤 질긴 인연이 됐다. 작심한 적은 많았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선 기어코 다 없애버리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웨딩홀에 입장할 때까지 신랑 뱃살은 두둑했다. 오히려 결혼하자 복부에 새 친구들이 부쩍 더 늘었다. 주위 위로가 도움이 됐다. "결혼하면 원래 다 그래!" 속으로 비웃었다. "난 원래 그랬다."

운동을 게을리 한 건 아니었다. 최소 일주일에 세 번씩, 한 번에 30분 이상씩 꾸준히 해왔다. 많이 할 때는 1시간 반씩 하기도 했다. 헬스 경력은 10년 가까이 됐다.

평소 고칼로리 음식을 즐겨먹는 기자는 식단 조절에 실패해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고는 했다. 라면은 대표적인 고칼로리 음식이다./사진=남형도 기자
평소 고칼로리 음식을 즐겨먹는 기자는 식단 조절에 실패해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고는 했다. 라면은 대표적인 고칼로리 음식이다./사진=남형도 기자
먹는 걸 지나치게 좋아했다. 가는 곳마다 '푸드 파이터', '푸드 트럭'이란 별명을 달고 살았다. 한 끼에 밥 두 공기는 기본, 많으면 세 공기씩 먹었다. 반찬은 젓가락으로 먹는 게 성이 안 차서 숟가락으로 퍼먹었다. 라면은 다섯개를 먹고 밥 말아먹기도 했다. 여럿이 먹을 땐 접시에 음식 하나가 남으면 다들 눈치 본다는데, 그런 것 따윈 없었다. 다 내 뱃속으로 들어왔다. 회사 모 선배는 점심에 떡볶이를 사준다고 했다가, 5만원 넘게 나온 계산서를 보고 기겁했다. "너 진짜 잘 먹는구나." 이후 밥 사준다는 얘기가 없었다.
지난 4일 기준으로 잰 기자의 신체질량지수(BMI). 비만이다./사진=남형도 기자
지난 4일 기준으로 잰 기자의 신체질량지수(BMI). 비만이다./사진=남형도 기자

2018년 여름을 앞둔 어느날, 몸무게 85.8kg을 찍은 뒤 결심했다. 이젠 정말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신체질량지수(BMI)도 27.14로 '비만'이었다. 기간은 총 10일(4일부터 13일)로 잡았다. 집중해서 빼겠다는 취지였다.

세 가지 원칙을 정했다. 첫째, 밥을 반 공기만 먹는다. 둘째, 그외 간식(특히 야식)을 먹지 않는다. 셋째,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씩 한다. 내면의 또 다른 자아가 비웃는 것 같았다. "과연 지킬 수 있겠어?"

다이어트 첫째날 아침, 단백질 쉐이크를 먹었다. 점심 전까지 감자칩 유혹을 못 이겨 6조각을 먹었다. 다시 정신 차리고 점심은 구내식당서 간소히 먹었다. 밥은 평소의 절반만 담고, 샐러드를 한 접시 가득 담았다. 낯선 식단이었다. 이어 광화문 서점을 약 1시간 정도 걸었다. 점심시간이 끝난 뒤 보니 약 5500보 걸은 상태였다.

같은 날 오후 4시23분부터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집에 도착할 때쯤에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마침 사다 놓은 부대찌개가 있었다. 라면사리에 먹다 남은 탕수육까지 투하한 뒤 싹싹 긁어 비우고도 모자라 밥까지 넣어 먹었다. 포만감이 들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망했다"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가장 힘든 건 식욕을 억제하는 것. 아침, 점심에는 잘 참다가 저녁에 식욕이 폭발하는 일이 반복됐다. /사진=남형도 기자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가장 힘든 건 식욕을 억제하는 것. 아침, 점심에는 잘 참다가 저녁에 식욕이 폭발하는 일이 반복됐다. /사진=남형도 기자

둘째날 이후 식사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통상 아침은 선식이나 고구마·바나나 등 저칼로리로 먹었다. 그리고 점심은 샐러드 한 접시 가득, 밥은 절반만 먹었다. 하지만 오후 3~4시만 되면 어김 없이 허기가 밀려왔고, 저녁에는 폭식을 하게 됐다. 그걸로도 모자란 날엔 야식을 먹었다.

양심상 운동은 꾸준히 했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청계천을 30분 이상씩 걸었다.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1만보 이상씩 걸었다. 그리고 저녁엔 헬스장에 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로 했다.

다이어트 마지막 날인 13일. 기대 없는 성적표를 받는 기분으로 몸무게를 재봤다. 85.05kg. 10일 전보다 0.75kg이 빠져 있었다. 효과는 별로 없었다. 결국 '식욕'과의 싸움에서 진 셈이다.
[남기자의 체헐리즘]10일간의 다이어트, '뱃살'은 줄지 않았다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다. 강재헌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그간 있었던 다이어트 내용을 털어놨다.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강 교수는 "(기자가 설명한 내용이)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아침·낮에 덜 먹다 밤에 폭식하고 며칠 참다 회식할 때 터지는 식으로 실패한다"고 운을 뗐다.

첫째, 포인트는 먹는 것. 그런데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메뉴 선정'이 핵심이다. 밥은 줄였지만 고열량 반찬이나 간식 등은 못 끊었던터라 뜨끔했다.
달콤한 간식의 유혹은 다이어트 주요 실패 원인이다. 다이어트 기간 도중 먹었던 수플레 팬케이크./사진=남형도 기자
달콤한 간식의 유혹은 다이어트 주요 실패 원인이다. 다이어트 기간 도중 먹었던 수플레 팬케이크./사진=남형도 기자

강 교수는 "날씬한데도 잘 먹는 사람들을 보면, 많이는 먹는데 안 찌는 걸 먹는다"며 "식단이 다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열량이나 살찌는 음식을 피하고, 간식이나 야식을 안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으로 바꿔야한다는 것.

둘째, 무조건 채소만 먹는 게 능사가 아니다. '포만감'이 크고 오래가는 식사를 해야한다. 폭식을 못 피했던 이유다.

강 교수는 "단지 샐러드만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밥을 가능하다면 흰밥을 현미·잡곡으로 바꿔야 식이섬유 섭취가 확 늘고, 밥을 줄이는 대신 뭔가를 더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백질 식품' 섭취를 추천했다. 강 교수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중 포만감이 크고 오래 가는 게 단백질 식품"이라며 "탄수화물 식품은 먹고 1~2시간 있으면 배고프다 하지만, 단백질 식품을 충분히 먹으면 4시간씩 포만감이 지속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름 많은 갈비 삼겹살은 안되지만 소·돼지·닭 중 살코기 부위나 여러 가지 생선들은 좋다"고 추천했다.
야식을 먹으면 바로 체지방으로 축적돼 다이어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사진은 기자가 다이어트 기간 도중 먹었던 누텔라바나나토스트./사진=남형도 기자
야식을 먹으면 바로 체지방으로 축적돼 다이어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사진은 기자가 다이어트 기간 도중 먹었던 누텔라바나나토스트./사진=남형도 기자

마지막으로 '야식'을 끊으라고 했다. 강 교수는 "아침·점심식사는 낮 시간에 활동하면서 소비되는데, 저녁 때 먹는 음식은 바로 자는 거라서 체지방으로 축적된다"며 "기본적으로 밤에는 야식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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